[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저출생과 고령화 같은 사회문제의 해결사를 자처하며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부영그룹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제 19대 대한노인회장 취임식에서 “고령화가 지속되면 현재 1000만명인 노인 인구가 2050년에는 2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0%에 달한다”며 “노인 복지에 치중하면 생산인구가 부족하겠단 염려에서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을 매년 70~75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년 연장과 같은 제도 도입으로 신규 노인 진입자가 기본 수당을 받으면서 경제활동에 참여해 당당한 노인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노인 부양을 비롯한 초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화와 평균 수명 연장 등으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지급 시점을 늦추자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한노인회를 대표하는 이 회장이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지난 7월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62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민등록인구(5126만9012명)의 19.51%로,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란 얘기다.
이 회장은 "65세부터 임금피크제 연봉의 40%를 지급하고, 75세에 가까워지면 20%를 받게 하면 어떨까"라며 "75세 이전까지를 사회적으로 완충 역할을 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발언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는 “여성과 노인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데 굉장히 중요하다”며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을) 중요한 문제로 보고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함께 고민하며 해법을 모색해 나갈 순서"라고도 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노인의 권익 신장을 위해 외국인 간호조무사의 국내 취업 허용, 재가 임종 제도 도입도 제언했다. 재가 임종 제도는 노인들이 요양원이 아닌 집에서 임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현재 요양원에서 쓸쓸히 임종을 맞이하는 분이 많다"며 "요양원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처럼 재가 간병인 예산을 만들어 노인들이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손을 잡고 임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이 회장이 사회 문제 전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이 회장은 출산한 부영 직원들에게 아이 1명당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해 ‘저출생 구원투수’로 나선 바 있다.
부영에 뒤를 이어 다른 기업들도 출산·육아 복지 확대에 나섰다. 출산지원금 규모를 확대하고 육아 관련 복지 제도를 강화하는 기업이 늘었다.
정부도 화답했다. 출산장려금에 대한 세금 부과가 화두에 오르자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출산지원금은 전액 비과세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고 더 많은 근로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비과세'를 적용했다.
부영의 출산장려금 지급은 사회적 관심을 유발하고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대한민국은 현재 출산율로 저출생 문제 지속 시 20년 후 경제생산인구수 감소와 국가안전보장과 질서 유지를 위한 국방 인력 부족 등 국가 존립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저출생 배경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그리고 일과 가정생활 양립에 대한 어려움이 큰 이유로 작용하는 만큼 출산장려책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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