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고려아연이 이르면 이번주 안에 유상증자 철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내에서는 강행과 철회 양쪽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를 철회할 경우 우호지분 이탈을 상쇄할 대안책 마련을 놓고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 9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 데 이어 주말에는 별도로 사외이사들만의 회동을 가졌다. 두 자리에선 유상증자 문제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는 12일 예정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번주 중으로 추가적으로 이사회를 개최하고 유상증자 철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사회에서는 유상증자 철회 의견과 강행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 중인 것으로 감지된다.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돼 있는 김우주 현대자동차그룹 본부장은 유증 결의 이사회에서부터 최근 진행된 이사회까지 연이어 불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사회 내 불편한 기류가 목격되고 있다.
고려아연으로서는 유상증자 강행, 철회 두 가지 모두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이 이미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고 만일 정정신고서 제출 이후에도 정정신고서 제출을 또 요구한다면 일정이 내년으로 밀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계획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통상 연말에 주주명부를 폐쇄함에 따라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들이 신주를 받더라도 내년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을 가질 수 없다. 이탓에 경영권 방어에서 효과적인 선택지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만일 유상증자를 포기한다고 하더라도 대안 마련이 마땅치 않다.
최근 고려아연의 우호 지분으로 거론되는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타이어가 지분을 전량 매각하거나 일부 매각했다. 이들이 유상증자를 포기한다면 의결권 기준에서 약 3.5% 열세에 놓인 고려아연 측이 이를 상쇄할 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 지분 매각의 경우 이미 회사 측에서 알고 있었다"면서 "MBK연합과 우리 모두 다 과반이 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증을 포기한다고 해서 불리한 게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증 철회, 강행 등 어떤 방향도 결정되지 않아 다음 선택지가 어떤 것이 될지는 회사 내에서 고려 중인 게 없다"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의결권을 늘리기 위해 앞서 거론되기도 했던 자사주 2.4%를 우리사주조합에 넘기는 방안도 선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별도 이사회를 개최해 결의해야하고 현재 금감원과 정정신고서 제출 등 절차가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역시 부담은 따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현재 유통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그럼에도 중간에 놓인 주주들과 국민연금 등을 포섭한다면 상황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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