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치킨업계가 경쟁적으로 자사앱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이벤트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새로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자사앱 가입자 확보 및 활성화에 사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자사앱을 활성화해 장기적으로 배달앱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배달앱 수수료 인상으로 가맹점주 부담이 커진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인 셈이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치킨업체는 자사앱 사용 시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프로모션을 단발성으로 진행하는 대신, 한 프로모션이 끝나면 곧이어 다른 프로모션을 시작해 흐름을 이어가려는 경향성이 눈에 띈다.
BBQ는 11월 한달간 매주 금요일마다 치킨을 할인 판매하는 '블랙 프라이드 데이'를 진행한다. 자사앱 및 웹사이트에서 매주 금요일 황금올리브치킨과 황금올리브치킨 핫크리스피 주문 시 5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프로모션이다.
앞서 지난 9월 한달 동안은 창사 30주년을 맞아 자사앱과 홈페이지에서 2만원 이상 주문 시 황금올리브 치킨 반마리를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해당 프로모션 기간인 지난 9월 2일부터 22일까지 BBQ 자사앱 신규 가입자 수는 377% 급증했으며, 일평균 매출액은 전월 대비 250% 늘었다. BBQ는 지난 7월에도 자사앱과 웹사이트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인기 톱4 메뉴 5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한 바 있다.
bhc도 자사앱 주문 고객 대상 프로모션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를 패러디한 '흑백치킨대전'을 진행하는 중이다. 11월 한 달간 자사앱 이용 고객 대상으로 인기 치킨 메뉴 4종을 2000원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다.
지난달에는 대표 메뉴 '뿌링클' 출시 10주년을 맞아 '10년 전 가격 그대로' 자사앱 특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10월 말까지 자사앱에서 7종의 뿌링클 메뉴 구매 시 4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해당 프로모션은 당초 10월 한달만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프로모션 기간 자사앱을 통한 뿌링클 판매량이 전월 대비 약 40배 증가하는 등 큰 호응을 받아 이달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교촌치킨은 지난 9월 자사앱 우수 고객을 위한 'KING 클럽 보너스' 이벤트를 진행했다. 자사앱 멤버십 최고 등급인 'KING' 등급 회원 중 추첨해 총 200명에 '반반오리지날' 모바일 제품 교환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다. 교촌은 매월 교촌치킨앱 멤버십 최고 등급인 'KING' 등급 회원을 대상으로 KING 클럽 보너스 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이벤트는 추가로 KING 등급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보너스 혜택이다.
치킨업계가 사실상 상시 할인 수준으로 자사앱 프로모션을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최근 주요 배달앱 3사의 수수료가 10% 수준까지 오르며 가맹점주 부담과 불만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이 뭉친 배달앱 상생협의체 역시 공전을 거듭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주요 외식메뉴 중에서 치킨은 특히 배달 비중이 높다. 자구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자사앱을 이용하면 점주들은 수수료 부담을 덜고, 본부는 배달앱 의존도를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자사앱 이용을 늘리는 건 임시방편일 뿐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장은 프로모션이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을 줘야 하는 만큼 가맹점과 본사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프로모션 비용을 감내하기 어려워지는 순간 배달앱과 동일 선상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은 다양한 브랜드의 메뉴들을 살펴보며 고를 수 있지만 자사앱은 특정 브랜드 제품만 구매할 수 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입장에선 자사앱 사용이 이득이지만, 소비자는 사실 유의미한 할인 혜택이 없다면 굳이 불편을 감수하고 이용할 필요가 없는 셈"이라며 "할인 혜택을 무한정 제공하는 건 불가능하기에 결국 이용률을 높일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주요 배달앱들이 독과점하고 있는 배달 시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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