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대출 규제 강화에도 전셋값은 여전히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은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보다 전셋값 상승 폭이 더 큰데, 이런 전셋값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누적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 폭은 4.43%로 매매가격 상승 폭 1.84%보다 높았다.
올해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서울만 봐도 매매가격은 누적 기준 4.25% 오르는 사이 전세가격은 5.02%올랐다. 수도권 내 다른 지역은 더 심하다. 경기는 매매가격이 0.55% 오르고 전세가격은 3.54%, 인천은 매매가격이 1.72% 상승하고 전세가격은 6.97%나 올랐다.
대출 규제 여파로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상승 폭이 둔화하고 전세시장도 일부 영향을 받으면서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만만찮은 오름세를 보인다.
최근 서울의 추이만 봐도 강남구는 지난 4일 기준 전 주 대비 0.14% 상승했다. 한 주새 크게 올랐다. 이어 성동구 0.12%, 노원구·영등포구 0.1%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미분양이 많은 지역과는 다르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주택의 총량이 부족한 시장"이라며 "주간 단위로 0.1%의 상승률은 매우 큰 편으로 직장이나 교통 등을 이유로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월세가격이 폭등 수준으로 오르면서 전세 수요를 자극하고 있고, 최근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갈아타기 수요는 전세에 머무르면서 전세에 계속 머무르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런 전월세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도권의 준공 물량이 올해는 9만가구를 넘었지만 내년에는 6만가구 정도로 줄어들어 내년에 적어도 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최근과 같이 매매 거래가 둔화되는 현상으로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해 전월세 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 랩장은 "매매 시장을 보면 향후 기대심리도 좋지 않다. 아파트는 비아파트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향후 전셋값이 상승한다고 해서 갭투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오는 12월 말까지 올해 전국의 주택 전세가격이 1.5% 상승하고, 내년에는 1.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건산연은 내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면서 "매매 수요 축소에 기인한 임대차 시장으로의 추가 수요 유입이 예상된다. 2025년 입주 물량도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어 가격 상승의 요인이 있다"면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사업자가 마련한 매입임대 등 안전판이 작동하면서 하락세를 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산연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지난 9월 이후 전세자금대출 이율이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세자금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편입도 논의되고 있다"며 "주택 손바뀜 시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는 등 제약사항이 커진다는 점은 하방 압력"이라고 지목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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