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정부와 금융권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강남권 집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집값이 그 외 지역 대비 상승폭을 키우면서 서울 내 지역별 집값 차이도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수도권 아파트 주간 시황'에 따르면 11월 1주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올라 서울에서 가장 상승폭이 컸다. 두 번째로 상승폭이 큰 구로구(0.04%)보다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그 외 통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왔다. 지난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1주(4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18%올랐고 서초구(0.14%)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0.07%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지역 평균 집값이 오르는 만큼 개별 단지에서도 최고가가 속출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지난 4일 전용 84㎡가 33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전용 111㎡는 지난달 26일 33억2500만원으로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고 송파구에서는 정비사업 기대감에 장미2차 아파트 전용 99㎡가 지난 2일 25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주택 시장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 시장에서도 강남권에서만 훈풍이 불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낙찰가율은 전달(94.3%) 대비 2.7%p 상승한 97.0%로 2022년 6월(110.0%)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강남구의 평균 낙찰가율이 107.5%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107.3%)와 송파구(101.3%)가 서울 낙찰가율 상승을 이끌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같은 경우 강남권 아파트가 높은 가격에 낙찰돼 평균 수치를 끌어올려 낙찰가율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외곽 아파트의 경우 2번 이상 유찰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서울 집값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정부와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높이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강남권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 여파에 거래량과 가격이 주춤하면서 강남권과 그 외 지역 사이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KB부동산이 조사한 5분위 매매평균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5분위배율은 5.4배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커질수록 하위 20% 단지 대비 상위 20% 단지 가격이 더 올랐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이어가면서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며 집값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권은 다른 지역과는 차별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면서 "강남 내에서도 신축과 준신축, 구축 등 입지와 여건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