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KG모빌리티(KGM)가 평정한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기아가 첫 픽업트럭 '타스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픽업트럭 시장의 강자 제너럴모터스(GM)도 국내 시장을 정조준 하며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고 있어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격랑이 예상된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픽업트럭 신차 판매량은 1만974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4519대에 비해 24.4% 감소한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픽업트럭 판매량은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4만2825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0년 3만8929대, 2022년 2만9685대가 팔렸고, 지난해에는 1만8199대로 2만 대 이하로 떨어졌다.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이 2만 대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2년(1만9786대) 이후 11년 만이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 침체는 신차의 부재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 낮은 연비, 긴 차체로 인한 주자 불편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KGM의 중형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칸'이 지난해 점유율 82%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없다는 점도 한계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국내 시장에 GM이 픽업 신차를 잇따라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GM 한국사업장은 지난 7월 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를 국내 공식 출시했는데, 출시 첫날에만 400여대의 사전계약이 몰리며 하루 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했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100년 이상 픽업트럭을 만들어 온 쉐보레의 노하우가 집약된 중형 픽업트럭 모델이다.
GM의 자회사 GMC도 지난해 2월 출시된 GMC '시에라'를 앞세워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GMC '시에라'는 국내 최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다. 시에라는 △선 굵은 디자인 △강력한 퍼포먼스 △럭셔리한 실내 공간 △첨단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해 국내 시장에서 초대형 픽업트럭 세그먼트를 개척하고 있는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GMC '시에라'는 지난해 2월 출시된 이후 이틀 만에 국내 첫 선적 물량을 '완판'한 이후 현재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도 첫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을 내년 상반기 출시하며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재편을 예고했다. 기아는 타스만의 완성도 높은 주행 상품성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를 포함한 미국, 스웨덴, 호주, 중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4년이 넘는 개발 기간 동안 △오프로드(비포장도로) 특화 성능 △내구성 △R&H(Ride & Handling) △트레일링 안정성 △도하 등 1777종의 시험을 1만8000회 이상 진행하는 등 공을 들였다.
기아는 성능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실용성이 중요한 픽업트럭은 특히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픽업트럭이 화물차의 세금을 적용받는 만큼 실구매 가격 측면에서 대형 SUV와 견주어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달 29일 사우디 제다모터쇼에서 열린 타스만 공개 행사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대형 SUV와 타스만(픽업트럭)을 고민해서 살 수 있을 정도의 가격대를 설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KGM은 5000만원을 넘는 수입 픽업트럭과 달리 2000만원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이끌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의 상품성을 유지하면서도 첫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앞세워 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O100'은 토레스의 전동화 모델인 토레스 EVX를 베이스로 개발 중이다. 전체적인 외관 역시 토레스 EVX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는 중국 비야디(BYD)의 70킬로와트시(kWh) 이상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O100'은 내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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