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국내 100대 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 자리를 차지할 확률이 1%에도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7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임원 승진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사내 및 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전체 직원 84만9406명 가운데 미등기 임원은 0.84%(713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100대 기업에서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은 0.95% 수준이었으나, 이후 2015년(0.94%), 2018년(0.8%), 2019년(0.78%), 2020년(0.78%), 2021년(0.76%)까지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다 2022년(0.82%)에 다시 0.8%대로 반등했고 작년에는 0.83%를 기록했다.
기업별로 보면 임원 승진율은 회사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14.9명에 불과해 임원 승진율은 6.71%로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홀딩스도 직원 15.8명당 임원 1명으로 임원 승진율 6.33%에 달했다.
반면 기업은행은 임원 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전체 직원 수는 1만3630명인데 미등기임원은 15명으로 직원 908.7명당 임원 1명꼴로 나타났다. 일반 행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산술적 가능성은 0.1% 수준으로 떨어졌다.
비상장사여서 이번 조사 대상인 100대 상장사에서 빠지긴 했으나 △국민은행(415.1명) △하나은행(444.6명) △신한은행(688명) △우리은행(592.4명) 등 대형 은행들도 임원 반열에 오르는 것은 고작 0.1~0.2%대 수준에 그쳤다.
업종별로도 다소 차이가 존재했다. 유통업에 종사하는 직원은 임원에 오를 가능성은 0.3%로 직원 287.4명당 한 명 정도만 임원 명패를 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 특성상 매장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아 일반 직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다소 낮다는 분석이다.
또 에너지 0.58%(171.3명당 1명), 조선중공업 0.61%(165.2명당 1명), 운송 0.67%(149.3명당 1명), 자동차 0.74%(135.3명당 1명) 전기전자 0.75%(133.6명당 1명) 등도 평균보다 임원 승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증권업은 2.5%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또 무역 1.62%(61.8명당 1명), 석유화학 1.40%(71.3명당 1명), 보험 1.40%(71.4명당 1명), 금속철강 1.07%(93.7명당 1명) 등은 임원 승진율이 1%를 웃돌았다.
1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직원이 많은 삼성전자는 110.3명 중 1명만 임원 배지를 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주요 4대 기업들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LG전자 116.1명, 현대자동차 143명, SK하이닉스 163.9명으로 집계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연말 및 내년 초 단행될 대기업 인사에서는 임원 자리 감축과 승진자 폭 역시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2025년 인사에서 신규 발탁되는 임원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대기업에서 임원을 달면 가문의 영광이라며 축하해주던 분위기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임원 승진 후 2~3년 후에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왕이면 일반 직원으로 가늘고 길게 가려고 승진을 기피하려는 분위기도 팽배해졌다"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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