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의 결과와 관계없이 저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룹 경영권은 제3자나 기타 세력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올해 3월 열린 주총을 통해 주주분들의 선택을 받은 제가 이사회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현행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총을 앞두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의 건(이사 수 10인에서 11인으로 확대) △이사 2인 선임의 건(신동국·임주현) 등을 다룰 예정이다.
현재 그룹은 경영권을 두고 오너일가 형제 측(임종윤·종훈)과 모녀 측(송영숙·임주현)으로 나뉘어 분쟁 중이다. 모녀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함께 손잡고 이른바 '3자 연합'을 결성한 상태다.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구조는 3자 연합 33.78%, 형제 25.6%,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8.09%, 국민연금 5.89%, 친인척 3.1% 순이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다뤄질 정관 변경의 건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통과하려면 출석 주주의 3분의 2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지 않으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10인으로 제한된다. 이사 2인 선임의 건은 보통 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과반의 동의를 받으면 된다. 통과하더라도 이사회 수는 형제 측 5인, 3자 연합 측 5인으로 구성하게 된다.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가 5대 5로 재편되더라도 임 대표 체제가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3월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3자 연합 측 이사진으로 분류되는 3인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송영숙 회장의 임기도 내후년 3월에 만료돼 임 대표를 지지하는 이사진이 새롭게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임 대표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은 공정하고 중립적인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라며 "양 재단은 그룹 내 각 계열사의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이런 상황에서 한쪽의 편을 드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재단들이 편파적인 판단을 한다면 그룹 차원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재단 본래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의 분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화합이 필요하고, 한국제약산업과 그룹의 미래를 위해 제3자의 개입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3자 연합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입장문을 통해 "임종훈 대표는 지주회사의 대표로서 선대 회장이신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비전을 다시 한번 떠올려 주길 바란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분쟁을 일으키는 지금의 행보를 즉시 멈추길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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