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전통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 성과와 해외 시장 확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장을 이뤘다. 특히 항암제, 보툴리눔 톡신, 혈액제제 등 각사의 주요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대웅제약, GC녹십자 등 전통 제약사들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제히 증가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R&D 성과가 뒷받침됐을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특히 유한양행의 실적이 가장 돋보인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7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9억원) 대비 약 53배 급등했다. 매출도 5988억원으로 2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회사가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기술료 수익이 유입된 효과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올해 8월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국내 제약사가 항암 분야에서 해외로 기술수출해 FDA 허가까지 받아낸 첫 사례다. FDA의 렉라자 병용요법 승인에 따라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기술료 6000만달러(한화 약 800억원)를 수령했으며, 이는 3분기 기술료 수익에 전액 반영돼 총 수익이 98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기술료 수익은 5억원에 불과했다.
대웅제약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뛰었다. 3분기 별도기준 누적 영업이익이 1219억원으로 20.3% 증가했으며, 매출은 3.9% 성장한 9380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실적만 보면 영업이익은 3159억원, 매출은 411억원으로 각각 20.3%, 4.26% 증가했다.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와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가 실적을 견인했다.
회사에 따르면 나보타는 2020년 3분기 수출액이 64억원이었으나, 4년 만에 6배 이상 확대됐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출액은 1158억원이며, 전년 동기보다 23.7% 늘었다. 3분기 나보타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4.0%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수출이 80%를 상회하며 해외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다. 미국 톡신 시장에서는 2위를 차지할 만큼 수요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펙수클루의 3분기 매출은 226억원이며, 3분기 누적 매출은 739억원을 기록해 연매출 1000억원 달성에 가까워지고 있다. 글로벌 진출도 진행 중이다. 현재 펙수클루는 한국을 포함해 필리핀, 멕시코, 에콰도르, 칠레 등 5개국에 출시됐다. 중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11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 수출계약을 맺은 14개국을 포함하면 총 30개국에 이른다.
GC녹십자는 올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3분기 매출 기록을 세웠다. 2020년 3분기 매출 4657억원에 이어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한 464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0.8% 성장한 396억원이다. 이러한 호실적 배경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성분명 면역글로불린)'가 있다. 올해 7월 초도 물량을 선적 완료하며 본격적으로 미국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아이비글로블린에스엔아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알리글로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혈액제제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의약품이다.
GC녹십자는 앞서 의료파업과 알리글로 출시 준비를 위한 투자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2분기 혈액제제 매출이 906억원을 기록한 데 반해, 3분기에는 1366억원으로 50.8% 대폭 증가했다.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로 300억원 이상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알리글로의 올해 미국 매출이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알리글로는 11월과 12월에 각각 두 차례씩, 연내 총 네 차례 추가 출하가 예정돼 있다"며 "연간 매출 목표인 6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