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자체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K-ICS)을 산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대형사만 제도의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산 시스템 구축에 많은 돈이 드는 데다, 수준 높은 리스크 관리 체계도 갖춰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6일 "내년 상반기 중 내부 모형 세부 운영 기준을 만들고, 하반기에는 내부 모형 승인 신청서를 접수해 다음 해부턴 보험사가 내부 모형을 사용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감원은 표준 모형으로 산출한 킥스 비율만 인정한다. 표준 모형으로 킥스 비율을 산출하면 회사 간 지급 건전성을 비교하기 쉽지만, 회사의 고유한 리스크 특성은 반영하기 어렵다.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 등 국제감독기구는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개선을 위해 내부 모형(보험사가 자체 개발한 모형)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알리안츠 같은 글로벌 보험사와 국내 은행은 내부 모형을 사용해 건전성 비율을 산출하고 있다.
내부 모형을 사용하면 요구 자본(보험 위험액)이 감소해 킥스 비율이 올라갈 수 있다. 자체 기준으로 보험 위험액을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내부 모형으로 산출한 킥스 비율도 표준 모형으로 산출한 킥스 비율과 동일한 것으로 인정한다.
내부 모형으로 산출한 킥스 비율이 105%고, 표준 모형으로 산출한 킥스 비율이 95%라면 금감원의 적기시정조치를 받지 않는다.
금감원은 킥스 비율이 100% 이하인 보험사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 권고, 경영개선 요구, 경영개선 명령으로 나뉜다.
금감원은 사전 협의, 승인 신청, 승인 심사, 승인 결정 및 결과 통보 절차를 거쳐 보험회사가 개발한 자체 내부 모형 사용 대상자를 선정한다. 보험사는 사후 검증 결과를 매년 실시하고, 결과를 매년 말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내부 모형에 적용할 위험(요구 자본)은 첫해에 생명·장기손해보험 위험으로 제한한다. 단계적으로 일반 손해보험 위험, 시장 위험, 신용 위험, 운영 위험까지 확대한다.
내부 모형은 자본력과 내부통제가 우수한 보험사만 사용할 수 있다. 신청하려면 별도 시스템 구축과 전산 관리 인력 확보 등 기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 체제(ORSA)를 운영해야 하고, 경영실태평가(RAAS) 등급도 우량 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보험사는 상위 생명보험사 3곳과 손해보험사 5곳 정도로 꼽힌다.
금감원 관계자는 "승인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사실상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회사들만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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