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공백이 해소되면서 카카오는 최악의 위기를 넘긴 모습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김 위원장의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이지만 당장 공백이 장기화하는 위기는 피할 수 있게 되면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카카오는 비주력 사업과 계열사를 줄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기조를 바탕으로 체질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사상 초유의 총수 공백 사태를 맞은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가 김 위원장의 공석을 대행해 그룹을 이끌면서 위기에 대응해 왔다. 주요 경영진과 계열사 대표가 모여 그룹의 주요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그룹 협의회도 기존에 한 달에 한 번 열었던 것에서 주 1회 진행해 왔다.
약 3개월 간 비상 경영 상황이 이어져 온 가운데, 김 위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카카오는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 등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 가운데 총수 공백까지 장기화한다면 주요 경영 의사결정과 같은 기업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졌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138개였던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는 올해 6월 말 125개로 반년 새 13개가 줄었다. 그러나 올해 8월 말 기준으로는 123개로, 중간에 김 위원장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그룹 개편 작업의 속도가 다소 늦춰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총수 공백은 한시적으로 해소되면서 그룹 체질 개선 작업이 정상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최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 2024'에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kanana)'를 공개했다. 카카오톡과는 별도로, 별개의 앱으로 출시하며 어떤 형태의 서비스를 구상 중인지 대략적인 윤곽을 공개한 바 있다.
3분기 초까지만 해도 카카오가 연내 이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 구체적인 일정은 베일 속이다. 가장 최근에 카카오에서 이 서비스와 관련해 연말 사내 테스트 버전을 출시해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한 점을 고려하면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실제 출시는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빅테크(대형 IT 기업)나 경쟁사와 비교하면 AI 사업에서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 카카오에 차별화 전략과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김 위원장의 석방을 계기로 '몸집 줄이기'로 대표되는 그룹 체질 개선과 핵심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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