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보수 진영의 원로 인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민생이 국정의 기본인데 그런 점에서 지금 정부가 그렇게 신뢰받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이 대표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정오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오찬 회동을 했다. 이번 회동은 이 대표가 정국 현안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해 만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배석자는 없었다.
윤 전 장관은 현 정부의 국정 상황에 대해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저렇게 흔들려서야 곤란하다"며 "국민적 역량을 다 모아도 쉽게 지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은데, 대통령이 저렇게 국민 신뢰도가 낮으니 무슨 정책을 펴도 효과가 안 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뭐니 뭐니 해도 국민적 지지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일 것 같은데, 배포가 큰 양반이라 그런 걸 신경 안 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국가가 워낙 불안정해지니까 그게 국민 삶에도 악영향이 너무 크고, 정국이나 국정운영이 좀 안정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어서 사회원로들 같은 어르신들의 말씀이 많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정국이 꽉 막힌 데 대해 윤 장관은 "국정은 길을 만드는 거고, 그런 점에서 여야가 공히 책임이 있고 힘을 합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여야는 이상하게 적대적 관계가 돼 버렸고, 작은 나라가 분열돼서 역량을 모으질 못하니까 정말 딱하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제가 제일 답답한 게 정치인들은 싸우다가도 다시 화해하고 만나야 하고, 싸우더라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지금 제가 보기엔 정치인들이 서로를 진짜 미워한다"고 했다.
그러자 윤 전 장관은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경쟁을 하는 건데 '죽고 사는 식'으로 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라며 "민주주의 훈련이 덜 된 분들이 권력을 잡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그게 결국은 대통령이나 집권여당에 절대 도움이 되는 게 아닌데, 더군다나 소수여당이 다수당과 대화를 그렇게 안 한다는 것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으로도 절대 득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렇다면 그 길을 열어주셔야 한다"고 요청했고, 윤 전 장관은 "제가 그런 역량이 되겠느냐"고 답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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