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올해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3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분기 실적도 긍정적이지 않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우세론을 점치는 경우가 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SDI의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27.04% 줄은 4조3395억원, 영업이익은 72.44% 감소한 1367억원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38.7% 하락한 결과다.
다만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12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북미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기차 파우치 공급 증가와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중심 출하량 증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확대에 다른 결과로 분석된다.
SK온은 적자 탈출이 여전히 먼 상황이다. 2021년 출범 이후 11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낮아진 공장 가동률과 메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SK온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말 기준 87.7%에서 올 상반기 53%로 하락했다.
3분기에는 대형 수주 소식과 투자 소식이 이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장기 계획이어서 당장 급한 불을 끌 소재는 아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5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에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을 공급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계약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 등 총 2건이다.
삼성SDI는 지난 8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약 35억달러를 투자해 초기 연산 27GWh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NCA 기반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며,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탑재된다.
SK온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 SK온은 비상경영 일환으로 △업무추진비 축소 △오전 7시 출근 △복리후생 제도 축소 등을 내걸었다. 특히 회사는 올해 분기 흑자전환을 새로운 목표로 내걸었다. 만약 올해 3·4분기도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 내년도 임원 연봉은 동결된다.
그보다 미국 대선 결과 영향이 더 주목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게 문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친환경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IRA에 따라 K-배터리 업체들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양에 비례해 세액 공제를 받는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 타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실적 가운데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을 제외하면 177억원 적자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집권시 전기차 위축, 배터리 생산 보조금 축소 등으로 인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투자한 부분에 대한 리스크가 굉장히 크게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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