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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펀드, 출시 한달 자금유입 부진


신규 출시 운용사 15곳, 자체 모집액 25억원대 불과
"TDF와 차별성 없고 판매처 부족"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딤펀드가 출시 한달에도 자금 유입이 부진하다. 디딤펀드 활성화를 위해선 판매처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디딤펀드 출범에 맞춰 신규 펀드를 출시한 운용사 15곳의 설정액은 총 225억원으로 집계됐다.

디딤펀드 CI.  [사진=금융투자협회]
디딤펀드 CI. [사진=금융투자협회]

흥국자산운용이 모그룹 계열사로부터 끌어온 초기 설정 자금 200억원을 제외하면 신규 디딤펀드의 한 달간 설정액은 6억원대에 그친다. 초기 설정 자금을 제외한 흥국자산운용의 설정액이 6억원대로 가장 많다. 삼성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이 각각 4억원대로 많은 편이고, 나머지 자산운용사의 설정액은 3억원 이하였다.

설정액이 1억원 미만이어서 0억원으로 표시된 곳도 눈에 띄었다. 하나자산운용, KB자산운용, IBK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이다.

디딤펀드는 장기 연금투자의 효과적인 방법인 자산 배분 펀드 중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밸런스드 펀드(BP) 유형의 업계 공동 브랜드다. 25개 자산운용사가 디딤펀드를 출시했고, 이 중 10개의 자산운용사가 기존 펀드를 디딤펀드로 재출시했다.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한 탓인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딤펀드는 퇴직연금의 근간이 되는 밸런스드 펀드이기 때문"이라며 "베스트셀러가 아닌 스테디셀러"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디딤펀드의 부진한 성적이 예상됐던 결과라고 평가한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50% 미만으로 목표치를 설정하는 조건이 있어 차별화가 쉽지 않고, 주식·채권 등 자산 배분 비중을 일정하게 들고 가는 상품이 이미 많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 퇴직연금 시장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자리를 잡았고, 수익률 측면에서도 디딤펀드가 TDF를 앞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에서도 기대감이 낮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마다 상품에 차별점을 두려고 노력했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며 "TDF와 비교해도 나은 점이 없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디딤펀드 판매처가 증권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부진의 이유로 꼽는다. 올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사업자의 적립금 상위 10개사 중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은행, 보험이다. 48조원을 넘어선 삼성생명보험, 42조원으로 뒤를 맹추격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달리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이제 27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디딤펀드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선 은행, 보험권의 참여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산운용사가 금융투자협회의 주도에 따라 상품을 출시할 순 있지만,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판매처가 상품을 다루지 않으면 자금 유입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판매처를 확장하는 건 자산운용사의 일이라고 하지만, 중소형 자산운용사의 경우 판매처를 확장하는 건 더 어렵다"며 "퇴직연금 판매처에서 자사 혹은 계열사의 상품을 고객에게 먼저 권하는 게 당연한데, 중소형 운용사가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든다고 해도 판매처에서 판매하지 않으니 결국 소외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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