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바탕으로 연구개발 분야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가 8일 오전 진행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름테라퓨틱은 LG생명과학 출신인 이 대표가 지난 2016년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전문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항체접합분해제(Degrader-Antibody Conjugates·이하 DAC)'를 개발했고, 이는 회사 핵심 플랫폼으로 꼽힌다.
DAC는 인체 내 단백질 분해 경로를 활용해 질병 유발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표적단백질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이하 TPD)' 기술에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s·ADC)를 접목한 기술이다. 즉 이중 정밀 표적단백질분해(TPD²) 기술이다.
이날 오름테라퓨틱은 DAC의 기전과 기술이전 성과 등에 대해 발표했다. 컨퍼런스콜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정인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올라프 클리스텐센 최고의료책임자(CMO), 제임스 팔라치노 연구책임자, 그렉 드와이어 사업개발(BD)책임자가 참석했다.
이 대표는 DAC에 대해 "TPD가 갖고 있는 한계인 '오프타깃'과 ADC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며 "적은 용량만으로 긴 반감기를 갖고, 질병 세포만 정밀하게 분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타깃이란 약물이 목표하는 세포 등 타깃이 아니라 다른 표적에 결합해 발생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오름테라퓨틱의 주요 파이프라인에는 DAC로 도출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신약 후보물질인 'ORM-6151'과 HER2 표적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ORM-5059' 등이 있다. 특히 ORM-6151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에 1억8000만달러(한화 약 24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이를 두고 팔라치노 연구책임자는 "BMS는 ORM-6151이 GSPT1 타깃 독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은 것"이라면서 "비임상에서 효능뿐만 아니라 안전성 면에서도 ORM-6151이 경쟁 약물보다 우월하다는 데이터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올해 7월에는 미국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에 DAC를 기술이전하는 등 다중 타깃 라이선스(Multi-target license)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름테라퓨틱은 1500만달러(한화 약 208억원)의 선급금과 최대 3개 타깃에 대해 각각 최대 3억1000만달러(한화 약 4300억원)의 추가 마일스톤를 받게 된다. 향후 3개 타깃 모두 개발·상업화에 성공하면 선급금 포함 1조3000억원 상당 마일스톤을 받는 셈이다. 상용화 이후 발생하는 순 매출에 대한 로열티도 지급된다. 다중 타깃 라이선스는 제약 분야에서 여러 질병에 대해 특정 기술이나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을 뜻한다.
이 2건의 기술이전 성과로 오름테라퓨틱은 설립 7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1354억원에 영업이익 956억원, 당기순이익 6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며,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공모 주식 수는 300만주로, 오름테라퓨틱은 최대 1080억원을 조달한다. 이중 300억원은 주요 파이프라인 3종에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연구를 동시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대전과 보스턴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항체 개발은 대전에서 하고, ADC나 화학 연구 임상은 보스턴에서 할 것"이라며 "두 연구소에서 지금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앞으로 팀원도 모집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자사의 기술력과 연구개발 노하우를 통해 추가적인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 CFO는 "2건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통해 최적의 파트너를 만났으며 향후 다른 제약사들과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며 "2026년에는 마일스톤이 집중돼있기 때문에 약 930억원 수준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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