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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가라지만 사야죠"…불붙은 목동 재건축 [현장]


재건축 기대감에 목동 신시가지 단지 집값 '고공행진'
'최고 60층' 마천루 향한 단지별 용적률 경쟁도 '치열'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지금 단지도 주차만 조금 불편할 뿐 살기에는 너무 좋아요. 출퇴근도 편하고요.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잖아요. 재건축을 앞두고 이 정도 가격 상승은 이상한 일이 아니죠."(목동 신시가지 7단지 주민 A씨)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지역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적했다. 단지 곳곳에서는 장이 열려 손님을 맞이했고 중앙에 조성된 공원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가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경. 서울 지하철 5호선 목동역 역세권 단지다.[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경. 서울 지하철 5호선 목동역 역세권 단지다.[사진=이수현 기자]

여유로운 가을 풍경과는 달리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매물을 확보하기 위한 수요자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서울 서부권을 대표하는 주거 지역이자 학군지인 만큼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덕이다.

목동 신시가지 단지 내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지난달부터 은행권 대출 규제 여파로 계약 건수는 많이 줄었지만 매물 문의는 지금도 꾸준하다"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면서 최근까지 신고가가 속출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B씨의 말처럼 목동 신시가지 단지는 매달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단지는 전용면적 154㎡가 32억원(7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고, 4단지도 전용 67㎡가 18억8000만원(4층)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7단지 전용 101㎡와 8단지 전용 71㎡에서도 각각 25억5000만원(9층)과 17억9000만원(4층)으로 신고가가 나왔다.

목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등 규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정비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집계 기준 올해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거래량(8일 기준)은 605건으로 2020년 같은 기간 거래된 801건에 이어 4년 만에 가장 많았다. 목동 8·9·10·11·12·13·14단지가 있는 신정동도 올해 850건 거래돼 2020년 이후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4단지 전경. 현재는 최고 16층, 1382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진행해 최고 49층, 2384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4단지 전경. 현재는 최고 16층, 1382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진행해 최고 49층, 2384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사진=이수현 기자]

신정동 중개업소 대표 C씨는 "이전에는 대지지분이 큰 대형 평수 가구를 중심으로 거래가 많았지만 집값이 많이 오르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소형 평수를 찾는 수요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요자 매수세는 꾸준하다. 1980년대 중반부터 차례로 입주를 시작한 덕에 총 14개 단지로 구성된 목동 신시가지 단지는 동시에 재건축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서는 속도만 일부 차이가 있을 뿐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지역 전체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목동 중개업소 대표 D씨는 "지금도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에는 약 2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정비사업을 진행하면 신도시급 규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지역 내 인구가 늘어나면 인프라도 더 개선되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목동의 왕'은 어디?…단지 장점도 제각각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대다수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자문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 서울시가 사업성과 공공성을 고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빠른 사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자문형은 주민제안(안)이나 지구단위계획 등 계획이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기획설계 용역 발주 없이 자문을 진행해 계획수립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5단지 전경. 목동 신시가지 단지 중 용적률이 가장 낮아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로 꼽힌다. [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5단지 전경. 목동 신시가지 단지 중 용적률이 가장 낮아 사업성이 우수한 단지로 꼽힌다. [사진=이수현 기자]

8일 기준 가장 정비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단지는 6단지로 지난 7월 최고 49층, 2173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구역 지정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분과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어 14단지(5007가구)와 4단지(2384가구)가 정비구역지정 공람을 진행했고 지난 6일에는 양천구청에서 목동8단지(1881가구) 정비구역지정 공람을 공고했다. 네 단지에서만 1만1445가구가 입주하는 셈이다.

목동 재건축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지역 최고층을 향한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6단지와 4단지, 8단지는 49층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14단지의 경우 최고 높이 계획을 기존 35층에서 60층으로 변경하면서 50층 이상 초고층으로 추진한다.

목동 7단지도 종상향으로 최고 60층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신탁 방식과 조합 방식을 두고 단지 내 일부 단체 간 갈등을 겪었지만 지금은 갈등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7단지 재건축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내년 봄쯤 단지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사업 추진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목동 1~3단지는 용도지역을 2종 일반 주거지역에서 3종으로 높이고 공공기여로 개방형 녹지(목동 그린웨이)를 조성하는 방안이 서울시 도시·건축 공동위원회를 통과했다. 목동 그린웨이는 현재 공사 중인 국회대로 상부공원에서 목동서로변을 따라 목동열병합발전소와 안양천을 연결하는 공원 사업이다.

각 단지가 서로 다른 전략을 세워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현장에서도 목동 신시가지 단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목동 내 중개업소 대표 E씨는 "8단지는 재건축 속도가 빠르지만 용적률이 156%로 다른 단지 대비 높다"면서 "반면 5단지는 대형 평수가 다수라 사업성이 좋고 7단지는 지하철 5호선 목동역에서 가장 가깝다. 6단지는 안양천이 가깝고 여의도와 강남 접근성이 좋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 F씨는 "5단지는 용적률이 117%로 목동에서 가장 낮아 사업성이 가장 좋다"면서 "용적률이 다소 높은 8단지는 재건축이 다른 단지보다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가치는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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