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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유럽 'CPHI' 대거 출격…"中 빈자리 메꿀까"


유럽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 8일부터 밀라노서 개최
美생물보안법 통과 가능성 농후…삼바·셀트·롯바 '의욕'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 종사하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세계 제약·바이오 전시회(Convention on Pharmaceutical Ingredients·이하 CPHI)'. 매년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며 업계 최대 박람회로 꼽히는 CPHI는 완제의약품, 원료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임상수탁시험(CRO) 등 다양한 분야의 계약이 성사되는 비즈니스의 장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박람회로 꼽히는 CPHI(Convention on Pharmaceutical Ingredients)가 오는 8~10일(현지 시간)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CPHI 홍보 이미지. [사진=CPHI 홈페이지 캡처]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박람회로 꼽히는 CPHI(Convention on Pharmaceutical Ingredients)가 오는 8~10일(현지 시간)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CPHI 홍보 이미지. [사진=CPHI 홈페이지 캡처]

올해는 이달 8일부터 10일(현지 시간)까지 사흘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166개국 이상의 2400여 개 기업이 전시관을 마련하고, 6만여 명의 업계 관계자가 참가한다.

특히 미국 정부가 올해 초 중국 바이오 기업 견제를 목적으로 추진한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최근 하원 본회의를 통과됨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우시그룹 산하 CDMO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유전체 장비 제조‧분석 기업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와 컴플리트지노믹스, MGI 등 5개 중국 기업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오는 2032년 1월 이후 미국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들 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미국 기업은 늦어도 2032년까지 새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태다. 미국바이오협회(BIO)에 따르면 미국 기업 124곳 중 79%가 중국에 기반을 둔 CDMO 업체 또는 중국이 소유한 제조업체와 최소 1개 이상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번 CPHI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기(왼쪽)와 중국 국기. [사진=픽사베이]
미국 국기(왼쪽)와 중국 국기. [사진=픽사베이]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8년부터 매해 CPHI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참가하고 있다. 이번에는 자사의 항체약물접합체(ADC) 공장의 완공과 내년 18만 리터(ℓ) 규모의 제5공장 가동 계획을 알리고, 글로벌 고객 수주를 위한 파트너십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2032년까지 8개 공장을 완공해 총 132만 리터 생산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약물과 ADC 분야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을 선보인다.

실제 생물보안법 추진 소식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련 수주 문의가 크게 늘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바이오USA'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생물보안법 추진으로 회사에 들어오는 수주 논의가 2배 급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7월에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역대 최대 규모인 10억6000만달러(한화 약 1조4600억원) 상당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회사의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인 3조5009억원의 4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자사의 자가면역질환 신약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를 비롯해 유럽에서 허가를 획득한 '스테키마(성분명 우스테키누맙)'와 '옴리클로(성분명 오말리주맙)' 등 신규 품목을 추가하며,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생산·공급 경쟁력 확보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한 회사는 이번 CPHI에서 관련 분야 파트너링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오는 8일부터 10일(현지 시간)까지 사흘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2024 CPHI'에 참가한다. 사진은 셀트리온의 CPHI 부스 조감도.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오는 8일부터 10일(현지 시간)까지 사흘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2024 CPHI'에 참가한다. 사진은 셀트리온의 CPHI 부스 조감도. [사진=셀트리온 제공]

신규 사업으로 CDMO를 선택한 셀트리온은 제품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원부자재 공급사를 비롯해 CMO, CDMO 신규 파트너사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신규 제형 개발을 포함해 ADC, 항체신약 등 폭넓은 사업영역에서 해당 기술을 보유한 잠재적 파트너를 탐색하고 향후 공동개발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내년부터 가동될 예정인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와 미국 시큐러스 공장의 ADC 서비스 및 제품 생산기술 역량을 소개한다. 오는 2030년까지 송도에 메가플랜트 3개를 구축해 36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 시설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ADC 생산 설비를 중점적으로 홍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위해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한다.

이외에도 전통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대웅제약, 일동제약, GC녹십자 등이 CPHI에 참가해 자사 제품을 알리고 수주 공세에 나선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지원사격도 이뤄진다. 협회는 해외 진출과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 오는 9일 박람회 인근에서 국내외 업계 관계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코리아나잇'을 개최한다. 이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장으로 별도의 좌석 없이 2시간가량 진행되는데, 참가 기업들은 영문 초청장을 활용해 해외 파트너들에게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다. 전시장에 독립된 비즈니스 공간도 제공한다.

노연홍 협회장은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의약품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협회는 우수한 품질의 우리 의약품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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