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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파머징 마켓'"…인도네시아서 '한판 승부'


세계 4위 인구 대국에 대웅제약·GC녹십자·SK플라즈마 등 집결
아세안 중 의약품 소비 가장 커…현지 기업·기관과 협업 등 투자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 업계가 새로운 시장 먹거리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민·관 지원단을 구성해 현지 기관 등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대웅제약과 GC녹십자 등 굵직한 제약사들도 각자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제약 업계가 새로운 시장 먹거리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민·관 지원단을 구성해 현지 기관 등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대웅제약과 GC녹십자 등 굵직한 제약사들도 각자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국내 제약 업계가 새로운 시장 먹거리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민·관 지원단을 구성해 현지 기관 등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대웅제약과 GC녹십자 등 굵직한 제약사들도 각자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9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로, '파머징 마켓(Pharmerging market)'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파머징이란 제약(Phamacy)과 떠오르는(Emerging)의 합성어로, 파머징 마켓은 선진국의 제약 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크고 인건비 등이 저렴해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신흥 제약 시장을 의미한다.

더욱이 인도네시아가 동남아국가연합(ASEAN) 중 의약품 수요와 소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인 데다,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동남아 최대 경제 대국으로서 충분히 공략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제약 산업 규모는 약 30억달러(한화 약 4조원)를 기록했다. 이 시장은 연평균 5.5% 성장해 내년에는 약 37억달러(한화 약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도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달 11~12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제약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진출지원단을 꾸려 자카르타에서 현지 식약청(BPOM) 및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지원단 단장을 맡은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은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으로 양국 정부와 민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하고 국산 식·의약품이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인 규제 외교를 추진해 다양한 국가와 협력 범위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15개 제약바이오기업 대표 등으로 구성된 민·관 제약 대표단이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에서 진출 애로사항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09.12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15개 제약바이오기업 대표 등으로 구성된 민·관 제약 대표단이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에서 진출 애로사항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4.09.12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의 의약품 자급화 정책 강화로 인해 국내 제약사들은 단순 수출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생산시설을 구축하거나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 기술 이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우선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제약사는 대웅제약이다. 회사는 지난 2005년 자카르타에 지사를 설립한 뒤, 2012년 현지 제약사 인피온(Infion)과 공동으로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했다. 대웅인피온은 인도네시아 최초로 바이오 의약품 공장을 구축했고, 2017년에는 적혈구 생성(Erythropoietin·EPO) 제제인 '에포디온(성분명 rh-에리트로포이에틴 알파)'을 허가받아 생산했다. 에포디온은 신장 투석과 같은 만성신부전 환자와 항암 환자를 위한 빈혈 치료제로 주로 처방되는데, 출시 6개월 만에 인도네시아 EPO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대웅제약의 현지법인 대웅바이오로직스 인도네시아(Daewoong Biologics Indonesia·이하 대웅바이오)는 올해 2월 현지 보건부로부터 줄기세포 처리시설 허가를 취득하는 호실적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이달에는 BPOM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하면서 본격 가동에 착수했다. 대웅바이오의 줄기세포 공장은 탯줄 유래 줄기세포, 지방 유래 줄기세포 등 줄기세포 치료제와 엑소좀, 면역세포 치료제를 생산해 현지 의료기관에 공급할 계획이다.

GC녹십자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회사는 지난해 6월 현지 보건부로부터 혈액제제 플랜트 건설 및 기술 이전과 관련한 사업권을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인도네시아 제약사 트리만(P.T Triman)과 혈액제제 임가공 및 플랜트 사업을 위한 혈장 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자회사인 지씨셀도 인도네시아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 비파마(Bifarma)와 올해 6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자사의 '이뮨셀엘씨주' 기술 이전 계약에 성공했다. 이뮨셀엘씨주는 간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허가받은 자가 면역세포치료제다.

비파마는 동남아시아에 거점을 둔 대형 제약 그룹 'PT 칼베 파마 Tbk(PT Kalbe Farma Tbk)'의 자회사다. 이 그룹의 기업가치는 약 7조원으로 평가되며, 연 매출이 2조7000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파마는 인도네시아에서 GMP 인증 세포치료제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번 기술 이전 계약을 통해 이뮨엘씨주의 가치를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제임스박 지씨셀 대표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더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SK그룹의 계열사 SK플라즈마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100만ℓ(리터)의 원료 혈장을 처리할 수 있는 혈장 분획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인도네시아 국부펀드(Indonesia Investment Authority·INA)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5000만 달러(한화 약 6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성과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제약 시장의 성장 속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며 "다만 아직 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제약사의 입지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곳이기에 우리나라 제약사들이 경쟁력을 선보이기 좋은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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