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폭행당한 韓유튜버…영사관도 응급실도 '못 도와줘'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베트남에서 폭행을 당한 한국 유튜버가 현지 영사관과 국내 응급실의 도움을 받지 못하다 겨우 치료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유튜버 '강대불'(본명 강태원·28)은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베트남에서 죽다 살아났습니다'라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하루 만에 1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다.

영상에 따르면, 16박 17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찾은 강대불은 나흘째에 호찌민 부이비엔 거리에서 폭행을 당했다.

강대불은 사고 당일 또다른 유튜버 '뭉순임당'에게 전화를 걸어 "나 어딘지 모르겠어. 일어나니까 이가 다 부러졌어. 나 좀 살려줘"라며 다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뭉순임당은 이후 라이브 방송을 켜고 구독자들에게 강대불을 도울 방법을 요청했다.

뭉순임당은 대사관에 직접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주(住) 호찌민 총영사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뭉순임당의 한 구독자는 "호찌민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영사관에서) 아무도 가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못 박았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콜센터에 전화하면 통역 서비스된다는 말밖에 안 해줘서 끊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강대불은 현지 한국인의 도움을 받아 베트남의 한 국제병원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진통제 외에 별다른 처방을 받을 수 없어 곧바로 귀국했다.

설상가상 한국에서도 치료받기 쉽지 않았다. 강대불은 밤 9시 25분께 한국에 도착했으나 의료파업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 탓에 병원 4군데를 거쳐 5번째 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었다.

회복 한달 째라고 밝힌 강대불은 "해외에서 사고 나면 도움받기가 어렵다"며 해외여행 전 사고 대비 방법을 점검하고 여행자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다"고 끝맺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현지 대사관이 우리 국민 보호를 못하면 월급은 왜 받느냐", "대사관과 의료 파업의 환장의 콜라보", "이게 나라냐?"며 외교당국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