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희용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이 8일 여객선 전기차 운송과 관련, 선박내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한 제도정비와 관련 예산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조사 기간(5.13~19) 중 여객선으로 운송된 전기차는 1591대로 지난해 조사 기간(7.17~23) 중 운송된 1239대보다 약 28.4%(352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박을 통한 전기차 수출입 물동량은 2019년 4.3만톤에서 작년 2023년 25.3만톤으로 늘어나 5년 사이 무려 6배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한 해에만 우리나라 전기차는 54만대나 보급됐고 보급률에 따라 전기차와 리튬배터리 물동량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해상을 통한 전기차 선적이 증가추세에 있는데, 선박에 리튬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기를 비치하였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하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아직 국내외적으로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소화기에 관한 규정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차 화재는 일반차량 화재와 달리, 불길이 양옆으로 확산해 화재 전이가 빠르고, 모든 배터리가 전소할 때까지 화재가 지속되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상 선박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할 때 매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전기차를 운송하는 여객선의 주요 항로는 총 6개의 권역별로 나뉘어 17개의 항로로 구성돼 있다. 권역별 항로는 목포권역이 6개의 항로로 제일 많고 인천권역에는 3개의 항로, 완도, 제주권역은 각각 2개의 항로가 있고 경남, 여수, 충남, 포항은 1개의 항로로 전기차가 운송되고 있다.
이 중 제주권역의 여수-제주 항로는 5시간 10분이 소요되며, 이 항로는 17개의 항로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바다 위에 전기차를 싣고 운항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자동차운반선에서 전기차 화재가 2건이나 발생했고 리튬배터리를 운송하는 컨테이너·화물선과 디젤-전기로 운용되는 전기추진선에서도 유사한 화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희용 의원은 “최근 지하주차장에서의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8시간이 소요되었는데, 해상에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라며 “정부는 전기차 화재 대응 장비를 각 선박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를 정비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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