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화오션에 이어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파업을 예고하면서, 호황기를 맞은 조선업계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날부터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4일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1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정년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근속 수당 지급 △신규채용 △명절귀향비 200만원 증액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번 투표에서 찬성이 전체 조합원의 과반을 넘어서고,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주요 조선사 노조들이 소속된 전국금속노동조합 조선업종노조연대가 제시한 다음 달 28일 총파업에 HD현대중공업 노조도 가세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노연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울산)·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거제)·경남지부 HSG성동조선지회(통영)·경남지부 케이조선지회(창원시 진해구)·광주전남지부 현대삼호중공업지회(전남 영암)·부산양산지부 HJ중공업지회(부산),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거제), 현대미포조선노동조합(울산) 등 8개 조선업 노조 연대다.
앞서 지난 15일 한화오션 노조는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86% 찬성으로 쟁의 행위를 가결시켜 파업권을 먼저 확보했다. 파업권을 확보한 이들은 같은 날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동안 경고성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한화오션 노사는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 지급 방식을 두고 의견 차이가 있다. RSU 제도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의 장기 보상 제도다. 노조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할 당시 직원들에게 RSU 지급을 약속했다며, 기준 임금 300%에 해당하는 RSU를 지급하라고 요구 중이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RSU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을 포함한 국내 조선업계는 연이은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호황기를 맞고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할 정도로 업계가 호황이다. 하지만 노사 갈등이 고조되며 파업이 현실화해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업계 호황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꾸준하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파업에 들어가면 생산에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으나 아직은 파업을 전제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원만하게 잘 풀어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