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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원펜타스 조합장에 성과급 58억…"논란 속 확정"


19일 오후 조합 임시총회 열어 18표 차이로 원안대로 가결
조합장 "변호사 그만두고 재건축 성공…세금 제외하면 30억"
반대 조합원들 "소송 남았고 제3자 회계도 없이 성과급 안돼"
대법원 판례 근거로 효력정지 소송 내기로…인근도 영향줄 듯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황당한 게 조합이 사업 이익 평가 요인에 브랜드 가치를 1000억원으로 잡았더라. '삼성 (래미안)'이란 브랜드는 삼성(물산)의 성과지, 그 브랜드 가치를 조합장 본인의 성과로 책정해 말이 안 된다."

지난 19일 오후 한 교회에서 열린 조합 임시총회에 참석한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아파트)'의 조합원 A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브랜드 가치와 같은 확실치 않은 근거가 조합장에 대한 성과급 58억원 지급 안건의 근거 중 하나가 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런 주장과 별개로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재건축 조합장에게 58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이날 총회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상당수 조합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런.주장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성과급 지급을 추진한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등 인근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효정 기자]
[사진=이효정 기자]

◇ 근소한 차이로 '성과급 58억원' 가결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총회는 △환급금 지급 △조합장 성과급(58억원) 지급 △보류지(8가구) 매각 △대의원(6명) 신임 4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중 논란이 됐던 조합장 성과급 58억원 지급 안건은 조합원 180명에서 투표에 참여한 164명 중 찬성은 91명, 반대 73명이었다. 18표 차이로 안건이 가결된 것이다.

이날 총회는 조합원만 참석 가능했으며 조합 측과 조합원들 간에 성과급 58억원 지급 안건을 두고 고성이 오갈 정도로 갈등이 첨예했다. 서면 결의 등을 통해 찬성표를 미리 던진 조합원들도 상당수여서 일부 발언에는 박수 소리가 번지기도 했다.

조합은 재건축 사업으로 5781억원 규모의 이익을 냈다고 추정했다.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면제로 2200억원, 선분양을 후분양으로 바꾼 데 따라 발생한 2100억원, 조합원 가구의 자산 증가 등을 포함한 브랜드 가치 상승 1000억원 등을 포함했다. 대우건설과 시공 계약 해지로 229억원을 절감했으며 삼성물산으로 시공사 변경해 100억원 상당의 사업비를 줄였다. 시공사 교체로 인한 소송비용 증가는 30억원으로 추정했다.

김종일 원펜타스 조합장은 '조합원님들께 드리는 말씀'에서 "본업인 변호사업을 그만두고 조합장으로 사업의 성공을 위해 혼신이 노력을 다했다"며 "노력의 결과 약 5800억원에 달하는 사업 이익을 얻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분양가로 조합원들께 추가로 2~3억원의 추가 환금급 또는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며 "58억원은 사업이익의 1% 정도의 금액으로 종합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제한 후 누진공제를 반영하면 세후 소득은 30억원"이라고 강조했다. 성과급이 10억원이 넘으면 소득세 45%, 지방소득세 4.5%를 납부해야 한다.

반면 일부 조합원들은 반발했다. 총회에 앞서 단지와 총회 현장에 "국토교통부, 서초구청 무시한 셀프 성과급 58억원, 손실은 다 조합원이!"라고 쓴 커다란 현수막을 준비했다.

A조합원은 "대우건설과 손해배상 소송이 300억원 규모인데 이 부분은 왜 안 따지냐"고 토로했다. B조합원은 "대기업 임원이 퇴직해도 이 정도 금액은 받지 않는다"며 "조합원들의 자금을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C조합원도 "대우건설과 분쟁을 마무리 짓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급을 주기는 어렵다"며 "조합의 비용 등 정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급을 준다는 건 말도 안 되고, (제 3자에게) 회계를 맡겨 봐야 한다"고도 했다.

[사진=이효정 기자]
[사진=이효정 기자]

◇ 말도 안 돼…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추진

성과급 지급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추진할 방침이다. D조합원은 "반대표가 상당히 나왔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성과급 지급은 중대한 사안이어서 조합원의 3분의 2이상의 의결 정족수가 필요하다고 보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강서구 화곡3주구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련 대법원 판례를 보면 법원은 조합원의 자격에 관한 사항’이나 ‘조합의 비용 부담’이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바뀌면 3분의 2이상의 의결정족수를 충족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조합원 지위를 상실한 사람들에게 다시 조합원 지위를 부여하기로 결의하면서 발생했다.

조합원들은 당시 판결에 따라 이번 조합장 성과급도 '조합의 비용 부담'에 해당돼 3분의2 의결 정족수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성과급 지급에 대해 일반적인 안건으로 보고 과반수를 의결 정족수로 보고 판단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5조에 따르면 총회의 의결은 법이나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의 과반수 찬성으로 한다.

원펜타스 단지 앞에 조합원들이 내 건 현수막  [사진=이효정 기자]
원펜타스 단지 앞에 조합원들이 내 건 현수막 [사진=이효정 기자]

지난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 조합원들도 조합장에게 성과급 10억원을 지급하는 안건이 통과된 총회를 무력화하려고 추진 중이다.

지난달 서초구청은 반포 원베일리 조합장에 대한 10억원 성과급 지급 사안과 관련해서도 제한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합 임원의 성과급 지급은 총회 의결을 통해 결정해야 할 사항으로 행정청에서 강제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서울특별시 정비사업 조합 등 표준 행정업무 규정에 따르면 '조합 등은 조합 임원 또는 추진위원회 위원에게 임금 및 상여금 외에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당시 이와 관련해 서초구청은 "조합 임원에게 성과급 지급을 하지 않는다는 관련 규정은 추진위원회 및 조합 운영에 대한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이라며 "해당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때 자치구에서 이에 대한 재제나 행정처분을 할 수 없고 해당 규정이 강제성을 갖기 위해서는 조례 및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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