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윤·원 "백서, 당장 발간" vs 한 "전대 관여 목적 명백"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15일 비상대책위원회가 총선백서 발간을 사실상 전당대회 뒤로 미루기로 가닥을 잡은 것과 관련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나경원·윤상현·원희룡 후보는 '왜 못하는 것이냐'며 한동훈 후보의 비대위원장 시절 책임론을 부각하기 위해 힘썼지만 한 후보는 "전대 관여 목적이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진행된 7·23 전당대회 충청 지역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에서 오늘 총선 백서를 전대 전 발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결론내렸다'는 말에 "너무 늦었다. 총선 백서는 진작에 발표됐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 후보에게 "출마 자체가 총선 패배 책임을 부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에서) 적어도 우리(출마자)들에게 객관적 자료는 제시했어야 한다"고 했다.

원 후보도 한 후보를 향해 "백서 진행 과정에서 조사에 응하지도 않았다"며 "백서가 없다보니 총선 책임론을 가지고 당이 내부에서 심각한 갈등을 벌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과 정부의 (총선 패배) 책임이 상당히 클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정도 참패를 했으면 당으로서는 정확하게, 의견이 다른대로 기술해서 그것으로 교훈을 얻고 상처를 극복해야 하는데, 과정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총선 책임과 평가 제1호 대상자인 당대표가 바로 출마해, 백서가 선거에 유리하니 불리하니 얘기하고 있는 것 자체가 블랙코미디"라고도 덧붙였다.

윤 후보 역시 "누누이 말했지만 이번 전대는 총선 패배 원인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가운데 이뤄졌어야 한다"며 "준비됐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발간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어 "사실 최근 문자 논란 등 여러 논란이 백서 발간이 안 돼서 그런 것"이라며 "백서가 나오지 않으니 계속 논란들이 터져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한 후보는 이를 두고 "(비대위가) 알아서 할 문제"라며 백서가 전대 관여 목적으로 작성되고 있는데, 더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권심판론'을 염두에 둔 듯 "총선 결과의 원인을 그 사람을 찍어야 알 수 있느냐"며 "여러분들이 알고 시민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비공개 회의에서 당 내 분란을 우려해 총선백서 발간은 전당대회 이후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