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차남 조현문 "상속재산, 사회에 전액 환원…자유 얻고 싶어"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효성그룹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상속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조 전 부사장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는 그동안 선친이 작성하셨다는 유언장에 대해 입수경로,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몇 차례 질의했으나, 답변이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상속인 중 하나인 저는 현 상황에서 아직 유언 내용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근 언론에서는 유언 집행이 이미 완료된 듯 보도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제간 우애 강조하는 선친 유언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안은 무엇일지 고민했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먼저 조 전 부사장은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출연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게 하는 선례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들도 협조해 주실 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계열분리와 필수 지분 정리에 효성 측이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조 전 부사장은 "저의 가장 큰 희망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이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도 계열분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더 이상 효성의 특수관계인으로 엮이지 않고 삼형제가 독립 경영하는 것 역시 선친의 유훈이다.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반대하실 이유가 없으실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조 전 부사장은 형제와의 화해 의사를 표했다. 그는 "저는 지금까지 저에게 벌어졌던 여러 가지 부당한 일들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겠다"면서 "아울러 그동안 저 때문에 형제와 집안에 겪었을 어려움이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제가 재판받고 있는 소송은 절차상 잘못된 것이다. 많은 진실의 왜곡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잘못된 내용은 중지되어야 할 것이다"라면서 "앞으로는 서로 다투지 말고 평화롭게 각자의 길을 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현재 조 회장과 조 부회장 측은 이러한 요청에 답변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요청 사항은 법무법인 바른과 법무법인 화우의 유언 집행인을 통해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들에게 전달했으나, 한 달이 다 되도록 아직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면서 "이에 저는 오늘 간담회를 통해 다시 한번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과 효성에 저의 전달 사항들을 수용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효성 측이 지속적으로, 무응답으로 일관할 경우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은 "만약 형제들과 효성이 저의 진심 어린 요청을 거절하거나 명확하게 답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끈다면 저는 어쩔 수 없이 제게 주어진 모든 법적 권리를 포함, 저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조 전 부사장은 조현준 효성 회장과 임직원을 상대로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조 회장 역시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보도자료 배포 강요 등의 내용으로 맞고소했으며, 현재까지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 3월 별세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은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는 유언을 남기며 형제간 우애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의절 상태인 차남 조 전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직계비속 상속재산 50%)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했다. 이로써 조 전 부사장은 약 1000억원 상당의 △효성티앤씨 3.37% △효성중공업 1.5% △효성화학 1.26%의 지분 주식을 물려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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