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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통과'에 국회 다시 경색…與, '반쪽 개원식' 공식화


헌정 역사상 與 빠진 개원식 없어
추경호 "이런 상황서 개원식 무슨 의미"
대통령실도 불참 전망…1987년 이래 처음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종료 방침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유범열 기자]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종료 방침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유범열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21대 국회에서 대통령 거부권에 막혀 폐기됐던 '채상병 특검법'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통과된 가운데 여당이 개원식 불참을 선언했다.

4일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앞서 여야는 극한 대치를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의 '토론종결권' 발동으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개시 24시간 만에 강제 종료 수순을 밟게 되자, 국민의힘이 반발하면서다. 이로써 국민의힘의 국회 복귀로 재개됐던 22대 국회는 다시 급랭 국면을 맞게 됐다. 당장 내일(5일) 예정된 개원식도 파행 수순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필리버스터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토론 내내 양당은 공방을 이어갔다. 곽 의원이 '자격 없는 법제사법위원이 심사하는 특검 법안은 불법'이라는 요지로 이성윤 민주당 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의 이해충돌 문제를 조목조목 거론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연신 '동료 의원에 대한 인신공격을 멈추라'며 고함을 쳤고, 이를 들은 여당 의원들은 '이재명 방탄이다. 조용히 좀 하고 들으라'며 맞받았다.

곽 의원이 이에 아랑곳 않고 "동료 의원을 모욕하는 것이 아니라 법사위원의 이해충돌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피고인(이 의원)과 함께 법사위원으로 있는 것이 부끄럽다"며 발언을 이어가자, 민주당 의원들은 목소리를 더 높여 "특검법 이야기만 하라. 김건희 여사를 특검하라"고 하는 등 회의장은 순식간에 여야 의원들의 고성에 휩싸였다.

여야의 날선 분위기는 이후도 계속됐다.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이 경과한 이날 오후 3시 40분께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의 토론 종결 동의안 제출에 따라 곽 의원에게 발언 마무리를 요청했고,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 전원이 의장석 앞에 모여 '(발언권을) 보장하라, 우원식 의장은 사퇴하라'며 항의했다. 야당은 이에 '국회법대로 해야 한다. 들어가라'고 맞받으며 본회의장은 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오후 5시 40분 기준 국민의힘은 의총을 통해 표결 참여 여부를 정하겠다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우 의장은 표결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이후 채상병 특검법이 결국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여야 강대강 대치는 쉽게 정리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 따르면, 5일 개원식은 여당과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하는 '반쪽 행사'가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상황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도중 로텐더홀에서 '국회의장 및 사법테러 규탄대회'를 열고 "법치를 흔들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의사 일정으로 국회를 파탄시키는 현실에서 국회 개원식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개원식 불참을 공식 선언한다"고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참석하지 말아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도 이날 '내일 개원식에 여당이 참석하느냐'는 말에 "이런 상황에서 참여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 참석 여부 확정을 위한 정부·대통령실과의 협의 상황을 두고도 "22대 국회가 개원하고 민주당이 얼마만큼 협치를 위해 노력했느냐. 한 번이라도 대화를 진정성 있게 했느냐"며 "국회의장도 노골적으로 민주당 편에 서서 의사일정을 가져가고, 여야 합의가 되지도 않은 안건을 상정하는데, 그런 의사 진행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1987년 이후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경우는 없다. 여당이 개원식에 참여하지 않은 사례는 역대 단 한 번도 없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국회의장 및 사법테러 규탄대회' 에서 국회 개원식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중단되자 국민의힘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나왔다.  [사진=뉴시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국회의장 및 사법테러 규탄대회' 에서 국회 개원식 불참을 선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채해병 특검법'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중단되자 국민의힘 항의하며 본회의장을 나왔다. [사진=뉴시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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