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뒤늦게 현장 점검에 들어간다. 증가세로 전환한 지 3개월 만에 움직였단 점에서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준수 여부와 가계대출 관리 체계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현판 [사진=아이뉴스24 DB]](https://image.inews24.com/v1/bf4beef8cea50c.jpg)
은행 가계대출은 4월 5조1000억원 늘며 증가로 전환했다. 5월에는 6조원 가까이 증가했고, 6월에는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만 5조3415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7년(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다.
주담대 증가율도 감독 당국이 권고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넘겼다. 5대 은행에선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가계대출이 전년 말 대비 2.33%(16조원) 증가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조금씩 주담대 금리를 내리며 가계대출을 자극했다. 금감원의 점검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0일 신한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2.98%로 하락했고, 국민은행도 2.99%까지 내렸었다.
금감원은 선제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날 가계대출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계대출을 일별로 체크하고, 은행별 증가 요인도 파악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이슈여서 대응 속도가 느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4월부터 증가 폭이 커졌지만, 4~5월은 큰 흐름에서 봤을 때 변화는 있지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갑작스레 간담회를 연 건 최근 1~2주 사이에 시장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어서다"라며 "나름대로 선제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고삐를 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데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위가 스트레스 DSR을 9월로 두 달 연기하면서 시장을 자극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뒤늦은 점검에 은행들도 부랴부랴 금리를 올리며 관리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p) 축소했으며, 국민은행도 이날부터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인상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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