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이 황산취급대행 계약 건을 두고 또다시 맞붙었다.
최근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 20년간 지속되어 온 황산취급대행 계약이 종료되자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일방적 계약 종료 통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 이에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일방적 소송 반복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맞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려아연을 상대로 황산취급대행계약의 갱신 거절에 대해 불공정거래행위 예방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전날 거래거절 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영풍은 "황산은 국내 수요가 적어 대부분 수출해야 하는데 고려아연의 황산취급대행 거절로 온산항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영풍은 황산을 수출할 수 없어 아연 생산에 적지 않은 차질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에 내용증명 등을 통해 대체 설비 마련을 위해 7년 내외가 소요될 것이라고 보고 황산취급대행 계약을 우선 1년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고려아연 측은 제반사정상 최대 3개월까지만 잠정적으로 일부 황산취급대행 업무를 제공하겠다고 거부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고려아연은 계약 갱신 거절의 사유로 'ESG 이슈, 시설 노후화, 고려아연의 황산 물량 증가' 등을 들고 있다"며 "고려아연의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의 진짜 이유는 경영권 분쟁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송에서 고려아연의 거래거절이 부당함을 밝히고 대체 설비 마련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아연 제련에 필수적인 황산수출설비의 공동사용 거부가 위법함을 밝혀낼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지금이라도 황산수출대행 계약의 거절을 철회하고 합리적인 협의의 장에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영풍의 소 제기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영풍 측의) 일방적인 입장에 대해 뒤늦게 알게 된 상황"이라며 "이해하기 어렵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려아연은 "안전진단 결과, 온산 제련소 내 황산 저장 시설 탱크 4대가 심각한 노후화로 인해 철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부 투자 심의 회의에서도 철거 결정이 지속적으로 나왔고, 노후화와 안전 문제로 인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계약 갱신의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도 영풍 측의 사정을 배려해 유예 기간 제공을 지속적으로 논의해왔으나,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7년이라는 기간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해결 방안이나 노력은 거론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무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풍과 고려아연은 지난 2000년 이후 각각의 아연 제련 공정에서 생산되는 황산의 대부분을 온산항(울산항)을 통해 수출해 왔다. 영풍은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자리 잡은 제련소에서 만들어진 황산을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해 왔다. 이 계약 관계는 1년 단위로 갱신되면서 지난 20년간 유지돼 왔으나, 고려아연은 지난 4월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을 거절한다고 통보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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