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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뷰] 민주, '어대명'에 최고위원 후보들 '이재명 마케팅' 과열


'이재명 일극체제' 아래 '당 발전' 비전 실종
사실상 '친명 간 경쟁'…'승리 공식'으로 작용
'이재명 연임' 위한 '명분' 쌓아주기 비판도
'리틀 노무현' 김두관, 당대표 출마 여부가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8 전당대회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당 안팎으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는 굳혀졌음에도 최고위원 출마자들의 '이재명 마케팅'이 과열되면서다. 예비경선에서 당심 반영 비율이 확대된 탓도 있지만, 연임 명분을 쌓아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선 이 전 대표가 사임한 직후부터 최고위원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강선우·김병주 의원과 이 전 대표 측근인 김지호 부대변인 총 3명이다. 이외에도 한준호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 등 인사가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원내·외를 가리지 않고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고 있지만, 당의 발전을 위한 출사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제일 먼저 출사표를 던진 강선우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강선우가 열겠다"고 선언했고, 김지호 부대변인은 "저의 정치적 시작이 이 전 대표였다"로 인연을 강조했다. 그나마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의원만 '안보 정당'에 방점을 찍었지만, 타 후보들처럼 '이재명 마케팅'을 적극 활용했다.

당 안팎으로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사실상 '이재명 마케팅' 없이는 '친명'(친이재명)계 후보 간 과열된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선거인단 표 반영 비율과 경선 룰 등을 논의한 결과, 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을 대폭 상향했다. 기존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100%로 치러졌지만, 당원 권리 강화 측면에서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를 합산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친명 성향의 지지층이 대부분인 민주당에선 이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것이 소위 '승리 공식' 중 하나인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차기 지도부에 도전하는 인사들이 비전을 밝히는 것이 아닌, '이재명 마케팅'만 부각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분위기다.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을 치켜세우거나 인연을 강조하는 것은 타 당에서도 활용하는 선거 전략이 아니겠는가"라면서도 "자신만에 특색 있는 강점을 내세우지 않는 것은 당 발전을 생각하면 우려스럽긴 하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지난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 민주당이 친명 일색으로 가지 말고 좀 핫하게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최고위원 경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부의장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정청래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부의장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다만 당 일부에선 이들이 비판을 무릎 쓰고 '이재명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은 이 전 대표 연임 명분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4일 사임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연임 의지를 드러냈지만, 구체적인 명분을 제시하지 못했다. 연임 필요성 분위기가 무르익은 당내에선 명분 제시가 필요 없는 상태까지 이르렀지만, 연임에 시선이 곱지 않은 국민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선 소위 그렇듯 한 명분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과 당내 의원들은 단순 '추대' 필요성이 아닌, 오는 2026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4·10 총선 승리의 주역인 이 전 대표를 다시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전대라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당내 일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나오는 실정이다. 당이 전면에 나서 사실상 추대 여론을 부추기는 상황에 중도층 여론이 반감을 품을 수 있고, 더욱이 '패배'가 기성사실 된 판세에서 경쟁 후보의 등판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표적으로 컨벤션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지역 순회 경선이 소위 '이재명 원맨쇼'로 끝날 경우, 지지율 반등은 고사하고 비판 여론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로 작용한다.

우상호 전 의원은 지난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에 당 대표를 연임하는 게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게 있다"며 "지지층에서는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되는데 중도층에서 '이거 좀 욕심이 과도한 거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시작 첫날인 지난 3월 28일 경남 양산시 웅상읍 한 도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양산을 김두관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2024.03.28. [사진=뉴시스]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시작 첫날인 지난 3월 28일 경남 양산시 웅상읍 한 도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양산을 김두관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김두관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2024.03.28. [사진=뉴시스]

다만 우 전 의원처럼 추대 분위기를 우려한 김두관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판세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하며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향력을 드러낸 바 있다. 당내 일부에서도 김 전 의원의 도전에 환영하고 있지만, 사실상 세력이 전무한 김 전 의원이 이번 전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전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만 단일 후보로서 지역 순회를 도는 것은 국민 보기에 민망하고, 흥행에 대한 기대도 더욱 떨어뜨리는 상황"이라며 "김 전 의원이 싱겁게 끝날 수 있는 전대에 출마해 무참히 패배하더라도 맞서는 것이 노무현 정신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와의 대결에서 어떤 저력을 보여줄지는 현재 판단하기 어렵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권주자로 올라서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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