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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의 동행을 위해…


[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지난해 말부터 홍콩 주식시장이 바다 건너 대한민국을 강타했습니다. 홍콩 증시의 변동에 따른 국내 금융 소비자의 충격은 종종 있었습니다. 2015년 5월. 당시 고점 대비 8개월 만에 홍콩H지수가 반토막 나면서 2조원 정도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그러나 충격은 크지 않았습니다.

ELS 상품의 만기가 많이 남았던 탓에 가입자들은 중도해지를 하지 않고 버텼습니다. 주가가 반등하면서 두 달 후엔 판매량이 오히려 두 배로 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홍콩H지수가 매우 낮다고 보면서, 오히려 신규 가입자가 늘었고 소위 물타기 물량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과는 성공.

2020년 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홍콩H지수가 20% 정도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바이러스를 피해 골방에 갇힌 채 속만 태웠습니다. 그러나 작년 말, 올해 초 상황은 상품의 만기가 실제로 도래하면서 문제가 됐습니다. 가입 규모나 하락 폭이 그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아마도 2015년의 승리가 의사 결정에 착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베팅이 맞아떨어지지 않았죠. 올해 3월께까지 만기도래 자들은 녹-인 구간(Knock-In Barrier)에 걸려 손실이 확정됐습니다.

만기가 한두 달 더 남았던 투자자들은 손실 규모를 상당 부분 줄였습니다. 홍콩H지수가 상당히 회복했기 때문입니다. 2분기에 들어선 홍콩H지수 ELS 상품 관련 기사가 빠르게 자취를 감춘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들은 판매 금융회사와 직원에게 욕을 퍼붓습니다. 사기를 당했다고.

16년 전 키코(Knock-In Knock-Out) 사태 때도 비슷했습니다. 수출기업과 은행이 맺은 일종의 파생상품 계약인 키코는 회사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들과 금융회사 직원이 관여해 가입한 상품이 다수입니다. 환율 관련 금융상품에 비교적 지식이 있는 관계자들 간의 계약이죠. 그런데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역시 사기라고 주장했던 피해자들은 2013년 대법원에서 패소했습니다.

금융회사 판매 직원의 불완전 판매 여부는 분명히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사항입니다. 타협은 없습니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마지막 보루 같은 겁니다. 충분히 설명을 듣지 못한 채 위험도가 높은 상품을 권유받고 혹해서 가입했다면 문제는 자명합니다.

그런데 금융업계에선 이런 말도 떠돕니다. 실제로는 고객들이 이 위험한 상품의 가입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먼저 문의한 사례가 상당하다는 겁니다. 아마도 과거에 있었던 승리의 경험 때문일 겁니다. 이 경험치가 투자자의 위험 노출 가능성을 키웠을 가능성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이런 현상은 키코 사례에서도 확인됩니다. 이 상품에서도 초기에 한 번 승리를 맛본 투자자들이 만기 이후에 추가로 가입한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투자에서 실패한 분들이 많았다는 얘깁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투텁게 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올해 감독 당국은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해 손실 보상 여부와 규모에 따른 일률적인 제재 감면을 추진했습니다. 4월 총선 등 정치권 상황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이정두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라고 이 문제를 일갈했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아이뉴스24가 마련했습니다.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가 함께 걸을 길이 무엇인지 찾아보고자 합니다.

발제는 이상제 박사가 맡았습니다. 이 박사는 금융연구원에서 금융 부문을 오래 연구했고,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역임했습니다. 토론에는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과 차경욱 성신여자대학교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이길성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장이 참여합니다.

열띤 토론으로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가 같이 걸을 길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7월 2일 화요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장에서 뵙겠습니다.

2024 금융정책포럼 안내 '금융소비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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