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DSR 두 달 연기 동의한 한은, "안전하다" 논란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리 하락과 주택 매수 심리가 살아나며 주택담보대출이 5월 들어 20일 만에 4조원 넘게 불어났다. 한국은행에선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안전하다"고 시장을 달랬지만, 금융 소비자와 금융시장의 반응 사뭇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유예로 두 달 새 가계대출이 급증하면 가계부채 비율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장정수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 전망은 있지만, 여전히 가격이 높다는 인식도 있어 매수 심리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비은행 가계대출도 감소하고 있어 두 달 사이에 갑자기 확 늘어나거나 그런 부분들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한은의 판단과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 4조1000억원 늘어난 주담대 규모는 스트레스 DSR 1단계가 시행된 2월 3조7000억원 증가했다. 3월엔 200억원으로 증가세가 줄었지만, 4월부터 두 달 동안엔 9조7000억원이 늘었다.

지난 2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362억원으로 5월 말보다 4조4054억원 늘었다.

올해 1~2월 2000건대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폭증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부터 3개월 연속 4000건대를 기록했고, 이달 거래량은 5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거래량 증가는 집값 상승 반등 신호로 여긴다. 장 국장의 "주택매수심리가 낮은 수준으로 두 달 사이 확 늘어나거나 그런 부분들은 크지 않다"는 말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 상황에서 대출한도 규제 강화 연기는 수요를 더욱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연기는 애초 가계부채 축소 정책 기조와는 반대로 가는 것"이라며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날 수 있고 정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한은은 관망세를 유지했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상승으로 전환하고,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있어서, 앞으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며 "한은도 가계부채 증가가 걱정스럽지만, 기조적인 상승 전환인지 아닌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