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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일본 나가사키현 ‘군함도’ 현장을 가다


[아이뉴스24 한봉수 기자] 어떤 사람은 여행을 ‘발로 하는 독서’와 같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문 밖으로 나선 순간부터 낯선 사람, 새로운 풍경을 함께하며 통찰의 시간을 마주하기에 그런 것일까? 여행에 이런 저런 생각을 갖고 있는 필자는 지난 6월 초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섬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벽과 고층의 철근콘크리트 아파트 외관이 군함을 닮아 있어 ‘군함도’라고 불리는 하시마를 직접 보고 싶은 욕망이 앞섰기 때문이다.

선상에서 바리본 군함도 [사진=한봉수 기자]
선상에서 바리본 군함도 [사진=한봉수 기자]

지난 2015년 일본은, 군함도가 일본 근대화의 보물이며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 유산의 하나라고 홍보하며 세계유산에 등재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는 등재 결정 당시 강제 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시설물 설치를 권고하였고, 일본은 강제 노역을 인정하여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 설치한, 일본 도쿄 신주쿠우의 ‘산업유산 정보센터’ 전시장을 비롯한 어느 곳에서도 강제 노역 현장에서 희생된 대한민국 국민을 배려하는 행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가사키 항구에서 남서쪽으로 약 19키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군함도로 가는 약 2시간의 왕복 승선 시간은 물론 군함도 관광 현장에서도, 안내원은 군함도가 일본 산업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점만 강조했다. 일본이 1940년대 일으킨 태평양 전쟁의 승리을 위해 군함도에서 조선인 강제 동원이 이뤄졌고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이 착취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정말, 분하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가슴을 움켜쥘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다음 달 21일부터 31일까지 인도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개최된다. 이 기간 중 또 다른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이 이뤄진 니카타현 ‘사도광산’ 등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현충일 부산에서 벌어진 ‘욱일기 도발’ 등 우리가 단호히 거부하고 제거해야 할 일본 제국주의 잔상은 아직도 또렷하기만 하다.

군함도 탄광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일본 제국주의적 행위가 용인되지 않도록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모두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광주=한봉수 기자(onda8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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