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최근 들어 분양이 쇄도한 후 미분양 물량을 많이 남긴 부산에서 유일한 청약 흥행 단지가 나왔다. 교통 등 생활여건이 좋다고 평가받은 곳이 주인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 부산진구에 들어서는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은 최근 1·2순위 청약 결과 301가구 모집에 2572명이 접수하며 평균 경쟁률 8.54대 1을 기록했다. 올해 부산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접수했고 평균 경쟁률도 가장 높았다.
1순위 기준 타입별 경쟁률은 △59㎡A 9.27대 1 △59㎡B 7.89대 1 △84㎡A 17.44대 1 △84㎡B 3.75대 1 △110㎡ 3.96대 1을 기록했다. 84㎡A의 경우 36가구 모집에 628명이 접수해 가장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단지는 부산지하철 1호선 양정역이 가깝고 초·중·고교가 도보권에 있어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부전역에서 서울 청량리역까지 완전 개통되는 KTX-이음(예정) 등 광역교통망도 예정돼 교통 호재도 안은 단지다.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7억8110만~9억2600만원 수준으로 인근 단지 실거래가보다 높아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흥행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부산에서 청약한 다른 단지는 힘을 내지 못했다. 동래구 명륜동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은 957가구 모집에 936건만 접수됐고, e편한세상 범일 국제금융시티도 336가구 모집에 341건 접수에 그쳤다.
올해 부산에서 청약접수에 나선 단지는 총 14곳으로, 청약 접수건수가 모집인원을 넘어선 단지는 6곳에 불과할 정도로 주택시장 수요가 부진하다.
업계에서는 청약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는 숫자를 감안한다면 청약 성적은 더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금정구 더샵 금정위버시티는 1·2순위 청약 결과 196가구 모집에 622건이 접수됐지만 계약을 포기한 수요자가 속출하면서 4월 308가구 중 171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았다.
분양단지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부산 내 미분양 물량도 쌓이고 있다. 4월 기준 부산 미분양 물량은 4566가구로 전월(3222가구) 대비 1344가구 늘었다. 한달 만에 미분양 물량이 약 42%나 늘어난 셈이다.
부산 남구에서 지난해 분양한 '해링턴 마레'에서만 1198가구가 미분양 숫자로 반영되며 증가폭을 키웠다. 해링턴 마레는 전용 85㎡ 이하로 구성된 총 2205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다. 최고 분양가가 8억5600만원으로 책정돼 인근보다 최대 2억원 높게 책정된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단지는 준공을 했거나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계약이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청약한 테넌바움 294는 전체가 미분양가구로 남았다. 단지는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평당 분양가 6093만원으로 시장에 나왔는데, 지난 3월 준공 이후에도 계약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은 좋은 입지에 인근에 양정자이더샵sk뷰 등 신축 대단지가 조성돼 미니 신도시와 같은 효과를 내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부산은 확실한 장점이 없다면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등 높은 분양가에도 수요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면 청약 흥행을 장담하기 힘든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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