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김건희 여사가 5개월 간의 잠행을 깨고 공개 행보를 재개한 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 동행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는 10~15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의 공식 초청을 받아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한다. 올해 윤 대통령의 첫 순방으로,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순방 이후 약 6개월 만의 해외 일정이다.
김 여사는 '명품가방 수수' 의혹 이후 칩거를 이어오다, 지난 달 16일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계기로 공개 행보를 본격 재개했다. 이번 순방을 기점으로 해외 외교 일정 소화도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9일 이번 순방 중 김 여사의 일정에 대해 "국빈 초청에 걸맞게 적재적소에서 친교 만찬, 공식 오·만찬 행사에 부부 동반 일정으로 참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 여러 부대 일정도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김 여사는 앞서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오찬(5월 16일) △화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5월 19일) △우크라이나 아동미술 전시 관람(5월 21일) △한-UAE 정상회담 공식환영식(5월 29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배우자 행사(6월 4일) △어린이 환경·생태교육관 개관식(6월 5일) △제69회 현충일 추념식 일정 등을 줄줄이 소화했다.
특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배우자 프로그램은 13개국 정상급 배우자들을 김 여사가 초청해 주최한 행사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아프리카 원시미술은 표현주의 추상 미술을 비롯해 현대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안다"며 문화·예술 기획가로서의 소회도 밝혔다.
공교롭게도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시점에 공개 행보가 확대되면서 '사법정의를 우롱한다'는 야당의 비판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모든 의혹을 얼려둔 채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동행한다"며 "진실에 갈증 난 국민은 또 뒤로한 채 다시 나 몰라라 외유 길에 나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황정아 대변인은 앞서 김 여사의 현충일 추념식 참석이 생중계로 전해진 데 대해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꽁꽁 숨었던 김건희 여사가 검찰 인사 이후 광폭행보를 보인다"며 "처음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하는 사진을 공개했고, 그 뒤에는 단독 행보를 보여주더니, 이제는 급기야 라이브 방송까지 섭렵했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도 이번 순방 동행을 '검찰 소환 회피용 외유'라 규정하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보현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 검찰은 압수수색도, 소환조사도 피해가는 '특권계급'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며 "소환조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내부 목소리도 사실은 혐의를 밝혀 처벌하겠다는 의지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는 바둥거림일 뿐"이라고 논평했다.
개혁신당은 검찰을 향해 "김 여사 비공개 소환은 또 다른 특혜 시비를 낳을 뿐"이라며 즉각 소환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도 검찰의 김 여사 공개 소환 방침을 일단 일축한 데 대해 "제1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우던 검찰의 패기를 찾아볼 수 없다"며 공개 소환을 압박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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