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결국 오는 18일 집단휴진 등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을 저지한다는 이유를 들어 '의료 공백'이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정부는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계 복귀 시 모든 불이익 면제' 등을 꺼내 들었지만, 일부 의협 유권자들의 강력 투쟁 의지를 꺾진 못했다.
의협은 9일 오후 의협 회관에서 의대 교수와 봉직의, 개원의 등이 참여하는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관한 전체 회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협회에 따르면 총유권자 수 11만1861명 중 7만800명(참여율 63.3%)이 투표에 참여했다. 강력한 투쟁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90.6%가,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 73.5%가 찬성했다.
의협은 투표에 따라 6월18일 집단 휴진에 돌입한다. 같은 날 총궐기대회도 연다. 18일 이후 휴진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진 않았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19일, 20일에도 휴진이 이어질 지는 정부에 달려있다"고 했다.
이미 서울의대-서울대학교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부터 무기한 전면 휴진을 선언한 상태다. 의협까지 가세하면서 전국 의료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집단 휴진 움직임에 대해 정부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발신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날 의협 측의 투표 결과 발표 직전 열린 브리핑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집단 휴진은 절대 용납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집단 휴진)이 최종 결정되고 시행되기 전까지 의료계를 적극 설득하고 대화를 나누도록 하겠다"면서도 "비상진료대책은 보완 시나리오가 있다. 현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시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체휴진·총파업은) 비상진료체계에 큰 부담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의료계와 환자들이 수십년에 걸쳐 쌓은 신뢰가 몇몇 분들의 강경한 주장으로 한순간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총리는 "지금도 절대다수 의사 선생님들은 다른 사람 몫까지 당직을 서며 환자 곁을 지키고 계시다. 조용히 현장에 복귀해 환자를 돌보고 계신 전공의 선생님도 적지 않다"며 "국민과 환자는 이 분들의 편이다. 갈등을 키우는 대신 현장을 선택하는 분들에게 당신의 길이 옳다는 확신을 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현장으로 돌아온 전공의분들에게 어떤 불안도 없도록 하겠다. 복귀하는 분들에게는 행정처분을 포함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거라고 다시 한번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어 "사직이나 미복귀자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도 끝까지 설득하고, 필요한 조치를 고민하겠다"며 "정부는 총파업과 전체휴진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의료계를 설득하는 한편, 의료공백 최소화에 모든 전력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