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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안된 유산도 ‘예비문화유산’ 지정한다


국가유산청, 9월부터 시행... 1대 남은 자동성냥제조기·삼륜화물차 등 총 361건 접수

[아이뉴스24 강일 기자] 국가유산청은 이미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국가지정유산뿐만 아니라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삶과 역사·문화를 대표해 앞으로의 가치가 충분한 유산들을 발굴하는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오는 9월부터 시행한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예비문화유산제도는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으면서 높은 미래가치를 보유한 문화유산을 발굴해 보존·관리하기 위해 시행한다.

자동성냥제조기(윤전기) [사진=국가유산청]
자동성냥제조기(윤전기)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예비문화유산 제도 시행에 앞서, 예비문화유산이 될 만한 대상을 찾고,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5월 한 달 간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찾기’ 공모전 및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생활유산과 산업,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361건(1만 3195점)의 근현대문화유산이 접수됐다.

접수된 문화유산은 경북 의성의 성광 성냥공업사에서 축목(성냥개비)에 초(파라핀)와 두약(화약)을 찍고 건조해 성냥을 생산했었던 1982년 제작된 자동 성냥 제조기(윤전기)가 있는데,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근현대 성냥 제조업 관련 산업유산이다.

또 현재 국내 유일하게 한 대 남은 삼륜 화물차는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생산됐다가 단종된 기아 T-2000이다. 당시 주로 국내 자영업자와 용달회사 등에서 사용하였던 모델이며,‘연탄 배달차’로 국민의 기억에 남아있는 근현대 생활유산이다.

삼륜 화물차(기아 T-2000) [사진=국가유산청]
삼륜 화물차(기아 T-2000) [사진=국가유산청]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한국 브리태니커 대표를 역임한 한창기(1936~1997) 대표가 1976년 3월 창간한 ‘뿌리깊은나무’의 친필원고가 있다. 뿌리깊은나무는 정기구독자가 최대 6만 5000명에 달했던 우리나라 대표적 월간지 중 하나다. 당시에는 드물게 순우리말 제목에 한글만 사용하여 원고를 작성했고, 인쇄본에 처음 가로쓰기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편집 디자인을 사용했다. 이번에 접수된 친필 원고는 한창기 대표가 창간호부터 직접 쓴 원고로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당시 잡지발간사의 중요 사료로 꼽을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공모를 통해 접수한 문화유산들에 대해 기초자료 조사와 지자체 협의(소유자 동의), 각 분야 전문가 검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에 참가하지 않았더라도 언제든 지자체를 통하여 예비문화유산 선정 신청이 가능하다.

이렇게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면 보존과 활용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국가유산청은 앞으로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 이상이 되면 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그동안 50년이 경과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은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기 전에 멸실·훼손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어렵고, 국민과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데 제약이 많았으나, 예비문화유산 제도가 도입됨으로써 가치 있는 미래유산의 멸실을 방지하고, 미래세대가 주체가 되어 이를 지정 또는 등록하여 더욱 폭넓게 보존·향유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

또 일본과 미국, 프랑스의 경우 근현대문화유산을 지정 또는 등록하기 위해 별도의 제도는 두고 있지 않으나, 최근 문화유산 범위에 20~21세기 유산을 포함하는 등 해외에서도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활용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대전=강일 기자(ki005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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