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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뷰] 이재명 '통 큰 양보' 전략에 與 '속수무책'


책임론 주체 흔든 이재명표 '양보 전략'…여당이 독박
대응 전략도 마땅히 없어…'입법독재 대항'만 되풀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회에서 야당의 권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22대 개원일을 전후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은 매섭다. 과반 의석 확보를 통한 수적 우위는 물론, 이재명 대표의 소위 '양보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다. '반대를 위한 반대' 이미지가 부각된 여당이 22대 국회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은 더 험난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민주당은 31일 22대 국회에서 여당이 '민심 이슈' 주도권을 확보할 수 없도록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연금개혁안, 민생회복 지원금 등 민생과 맞닿은 법안에 대한 여당의 태도를 문제 삼아 '무책임한 집권 여당' 이미지를 한층 부각하고 있다. 더욱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탓에 여당의 '입법 독주' 프레임에 취약한 국면에서 이 대표가 '통 큰 양보' 전략을 펼치는 것은 수권 정당 이미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들 법안은 이 대표가 소위 '양보 전략'을 펼친 대표적인 법안이다. 그동안 여야 입장차가 뚜렷해 합의점을 찾을 수 없는 만큼, 책임론은 여야가 똑같이 가져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대표가 기존 입장을 꺾고 여당의 안을 수용하겠다는 결단을 내리면서 수세에 몰린 쪽은 여당이 됐다.

연금개혁안 공방이 대표적인 이 대표의 '양보 전략' 사례다. 민주당의 프레임에 여당이 허를 찔리면서 진실공방으로 치닫게 됐다. 연금개혁안을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만큼, 여야 모두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민주당이 핵심 쟁점인 소득대체율을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정부여당이 대승적으로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책임론은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하지만 여당은 이 대표 주장처럼 정부는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5% 안'을 제시한 바 없는 만큼, 민주당의 '대승적 수용' 주장은 여론전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이미 모양새는 이 대표의 대승적 결단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펼친 여당으로 그려졌다.

'전국민 25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민생회복지원금(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대표의 4·10 총선 대표 공약이다. 22대 국회 개원(30일) 당일 당론으로 발의된 이 법안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되, 지급 대상에 따라 25~35만원(기초수급자는 35만원) 이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민생회복 지원금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25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입장이고, 윤석열 대통령은 물가·금리·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등 정부여당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이 대표가 해당 법안을 관철하기 위해선 과반 의석을 통한 '입법 강행'이 유일한 방법이지만, '입법 독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차등 지원' 수용 카드를 꺼내 들었고, 여당은 또 한번 허를 찔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차등 지급 수용 입장이 나온 직후, 곧바로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기존 입장을 선회했다는 지적이 나온 이 대표의 결단과 달리, 여당의 숙고 없는 입장 발표는 소위 '긁어 부스럼'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장 한민수 대변인은 "양보안을 제안했는데, 알아보지도 않고 바로 거절한 것이 맞나 싶다"며 "야당이 제안할 때마다 거부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라"고 쏘아붙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이 '대안 없는 여당'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한 것도 이 시점부터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은 절대 못 한다며 생각도 안 해보고 단박에 거부했다"면서 "그렇다고 무슨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아무것도 안 하면서 뭔가 어딘가 좋아지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에선 여당의 '일방통행'식 소통이 야당의 협상 면모를 부각해 주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운영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에서도 "다수 야당의 입법독재에 결연한 자세로 맞서겠다"라는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실상 실질적인 대응 전략이 전무한 모습에 민주당에선 "협상을 주도할 여당이 야당이 할 법한 말을 하고 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열어놓고 뭐든지 할 테니, 거부만 하지 말고 협상 테이블에 나와서 조정 좀 하자는 것"이라면서 "골목 상권이 파탄 직전임에도 정부여당은 협상에도 임하지 않는데,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는 굵직한 이슈를 주도하는 모습이지만, 정부여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라면서 "보통 선거에서도 좋은 전략이라고 평가되고, 여당이 안 받더라도 이 대표 입장에선 손해 볼 것이 없는 만큼 존재감 키우기 전략 의미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22대 국회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고, 의석수나 전략으로만 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집권여당으로서 책무를 완전히 잃어버린 무책임한 모습이 부각되고 있다"며 "현재 민생 이슈에서 국민의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없고, 집권여당으로서 국정 운영에 대한 의지와 능력, 자격이 없을 수 있다는 의심까지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과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다"며 "이 대표의 전략과 함께 낮은 대통령 지지율로 인해 국민의힘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아이뉴스24 DB]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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