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00억불 투자 이행 만족…'한-UAE 정상회담'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한국을 방문한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체결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에서 △경제·투자 △전통·청정 에너지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국방·국방기술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양국의 혁신 성장을 도모하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300억 달러(약 40조 원) 투자 공약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 것에 만족감을 표했고, 이번에 UAE 측이 60억 달러(약 8조 원) 이상의 투자 기회 검토에 들어가는 등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UAE 국빈 방문 당시 무함마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300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이번에 60억 달러 규모 투자가 구체화된 것을 기반으로 양국은 기존 산업은행-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간에 이뤄지고 있는 투자협력채널을 확대, 향후 공약 이행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했다.

양 정상은 지난해 10월 협상 타결된 한-UAE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식 서명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이번 CEPA 체결로 품목 수 기준 90% 이상의 상품 시장이 개방된다"며 "수출의 경우 무기 관세가 즉시 철폐되며 금속 주조기 등 기계류는 상당수가 5년 내, 자동차,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등은 최장 10년 내에 관세가 철폐된다"고 설명했다. 대형차와 화물창의 경우 즉시 관세 철폐가 적용돼 중동 건설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CEPA는 자유무역협정의 하나로, 양국 간 상품·서비스 시장개방에 더하여 포괄적 협력 강화를 포함한다. UAE와 아직 CEP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주요 경쟁국 대비 우리 기업의 수출 여건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견고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양 정상 임석하에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우리 기업 간 15억 달러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의향서'가 체결됐다. 이로써 우리 기업들이 최소 6척(약 15억 달러)의 LNG 선반을 수주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400만 배럴 규모인 양국의 공동원유비축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양해각서(MOU), 수소 협력 MOU도 각각 체결됐다.

원자력 부문에서 양국은 2009년 체결한 바라카 원전 수출 계약에 기반해 후속 호기 건설과 원자력 연료 공급망, 소형모듈원전(SMR) 등 분야에서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지난 2013년까지 1~3호기 원전의 운전을 개시한 상태이며 올해 하반기 4호기 상업 운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4대 핵심 분야와 더불어 AI 등 첨단기술로 협력 범주를 확장해 전방위적 협력 체제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중동IT지원센터 등을 통한 기업 파트너십 강화, 글로벌 AI 연구거점을 통한 공동 연구개발(R&D), 우수인재 교류 등을 추진한다.

이번 무함마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지난해 1월 윤 대통령이 UAE를 국빈 방문한 데 이어 1년 4개월 만에 이뤄진 상호 국빈 방문이다.

정상회담에 앞선 공식 환영식에는 윤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최고의 예우로 UAE 대통령을 맞았다. 김 여사는 전날 양 정상 간 청와대 만찬에 이어 이날 공식 환영식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