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우리은행이 무리한 상생 금융으로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다. 대출 금리는 내리고 예수금 이자율은 올리는 과정에서 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감독 당국을 의식해 이뤄진 원금 삭감과 이자 감면에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은행의 예수금 이자율은 2.81%로 전년 말 대비 0.07%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이 2.49%로 0.01%p 상승에 그쳤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2.72%로 0.01%p 낮췄다.
우리은행의 1분기 예수부채 이자 비용도 2조3275억8200만원이다. 1분기에만 3671억2500만원 늘었다. 이는 신한은행(1913억8200만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조달 금리도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조달 비용률은 2.76%로 전년 말 대비 0.15%p 올랐다. 국민은행(2.46%), 신한은행(2.62%), 하나은행(2.63%)과 비교해 높다.
예수금 잔액은 경쟁 은행보다 넉넉하지 않다. 1분기 우리은행의 원화예수금 평균 잔액은 276조원에 머물렀다. 국민은행(346조원), 신한은행(284조원), 하나은행(281조원)보다 작다.
반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필요한 조치"라며 입을 모아 칭찬했던 상생 금융 패키지와 은행권 최초의 원금 삭감 카드에도 우리은행의 대출 금리 인하 폭은 경쟁 은행보다 낮았다.
1분기 우리은행의 대출 이자율은 4.70%로 전년 말 대비 0.03%p 내렸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0.05%p 낮췄다.
이런 이유로 이자 마진도 줄었다. 1분기 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0%로 전년 말 대비 0.06%p 쪼그라들었다. 국민은행(1.87%), 신한은행(1.64%)과는 최대 0.37%p 벌어진다.
1분기 영업이익도 1조768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주식연계증권(홍콩 ELS) 충당금이라는 1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당기순이익도 7897억원으로 가장 저조했다.
금리변동에 따른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시스템의 손상을 입게 된 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무리하게 대출금리를 내리고 예금 금리를 올린 데는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의 상생 금융 주문을 의식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꼬집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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