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의지를 재차 밝혔다. 한국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이탈과 투심 악화를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시행을 앞둔 금투세와 관련해 "1400만 개인투자자의 이해가 걸려있을 뿐 아니라, 시행된다면 자본시장이 무너지게 되고 제 기능을 못하게 돼 실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 상품에 투자해 연간 5000만원 초과 양도차익을 거둔 투자자에게 차익의 20~25%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투자자가 주식 등에 투자해 8000만원의 이익을 거뒀다면 수익의 20%인 1600만원을 세금으로 거둬가는 것이다.
정부가 이런 의지를 강조했음에도, 금투세 폐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한 정부와는 달리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야당이 금투세 신설을 주장하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와 금투세 신설에 대한 불안감은 투자자들이 인버스 ETF에 투자하도록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10일 기준 최근 1주일 동안 'KODEX 200 선물인버스2X' ETF에는 149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인버스 ETF는 증시가 하락해야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향후 증시 상황을 얼마나 부정적으로 보는지를 반영한다.
또한 금투세 시행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금투세 시행하면 인버스 ㄱㄱ' '대만처럼 주가 빠지고 나면 금투세 없어질 듯' '인버스 사자' '결국 시장 죽이기' 등의 반응이 나온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앞서 양도소득세 도입으로 과세를 시행했던 대만의 사례를 제시한다.
지난 1989년 대만은 양도소득세를 도입해 상장주식에 대한 과세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대만 TWSE 지수는 양도소득세 도입 발표 이후 한 달 만에 8789포인트에서 5615포인트로 36% 급락했다. 일일 거래금액도 17억5000만달러에서 3억700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결국 시행 1년 만에 대만은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를 철회한 바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도입은 국민들이 투자를 통해 자산 증식을 하도록 돕는다는 정부의 태도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배당 등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세금을 매기면 투자에 대한 의지를 꺽어놓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태규 기자(dumpl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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