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에관한법률) 폐지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다음 회기로 넘어간다면 참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단말기 구매 비용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인 만큼 조속한 논의를 거쳐 단통법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간담회'에서 이 장관은 국회 단통법 폐지 추진에 대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단통법 폐지에 대해) 큰 쟁점이 없는데 빨리 통과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여야 모두 단통법 폐지 또는 개선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보조금 상한을 없애고 선택약정 할인제도 근거를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는 정부·여당의 안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21대 국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이견이 많아 순조롭게 폐지 수순을 밟을지 미지수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 기본법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학습·저작물에 의한 분쟁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정작 기본법도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채 계류돼 있다.
이 장관은 "딥보이스가 굉장히 정교하게 목소리를 흉내 내어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저는 굉장히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 법이 만들어져야 딥보이스 스미싱 같은 범죄를 하는 사람들을 처벌할 수 있는 시행령도 담을 수 있을 것"이라며 "AI 기본법이 하루 빨리 통과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음은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 등과의 일문일답이다.
Q>과기정통부가 주파수 스펙트럼 플랜(안)을 공개한 지 수개월 지났다. 아직 세부계획은 나오지 않았는데 언제 공개할 예정인지.
A> (강 2차관) 현재 전파국이나 네트워크실이 중심이 되어서 여러 가지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적인 발표를 정리해서 (상반기 중)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번에 발표한 데 맞춰서 현재 정리하고 있다고 말씀드린다.
Q>국내 통신사(ISP)와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ISP) 간 망사용료 분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아직도 검토 중인 단계인지.
A> (강 2차관) 최근 망중립성과 관련해 FCC(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발표를 했다. FCC가 발표했던 망중립성은 저희 기본법에 다 수용돼 있다. 현재 내용 상에서는 FCC에서 발표한 것도 망에 대가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결론으로 하고,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지위와 내용들을 정리한 것으로 저희는 이해하고 있다.
Q>제4이통사인 스테이지엑스가 어제 주파수 1차 납부를 완료했다.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절차를 진행 중에 있는데, 제4이통 육성 정책을 언제 어떻게 이행할 계획인지.
A> (이 장관) 제4 이통사(스테이지엑스)는 5월7일부로 필요한 서류를 제출했다. 제출에 대해서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여러 가지 사항들을 가능한 빨리 검토하도록 하겠다.
Q>공정거래위원회가 이동통신 3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 단위의 과징금이 예상되고 있다. 이통 3사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인데 어떻게 보고 있나.
A> (강 2차관) 주무부처로서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위의 관계에서 저희가 방통위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업자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Q>단통법 폐지와 관련해서 여야 시각 차가 있는 것 같다. 단통법 폐지를 위해선 야당의 정책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설득할 계획인지. AI 기본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선 국회와 어떻게 논의할 예정인지.
A> (이 장관) AI 기본법이 가능한 빨리 통과를 했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이야기했던 부분들도 다 해소가 됐다. 최근 딥보이스가 굉장히 정교하게 목소리를 흉내해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저는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이 만들어져야 법에 의해서 딥보이스 스미싱 범죄를 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기준도 시행령에 담을 수 있다.
단통법 (폐지) 같은 경우 국민들이 단말기 구매 비용의 어려움을 경감시켜 줄 수 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과기정통부 직원들이 국회의원실을 많이 방문해 협조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번 회기에 안되고, 다음 회기에 넘어가게 된다면 불행한 일이다. 큰 쟁점도 없으니 빨리 통과되길 바란다.
Q>알뜰폰 도매대가 등과 관련해 알뜰폰업계 일각에선 정부의 지속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과감한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는데.
A> (이 장관) 알뜰폰 온라인 가입하는 과정에서 (정보보호) 문제가 발생한 적 있다. 이를 확실하게 보완해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도매대가 산정 방식을 다양화해서 알뜰폰사업자가 이익이 될 수 있게 한다던지, 데이터 도매를 다량 선구매할 때 추가 할인이 되게 한다던지 이런 부분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통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자회사 알뜰폰사업자에 정해 놓은 퍼센테이지(점유율 제한)가 있는데 거기에 맞게 운영하도록 하겠다.
Q>우리나라가 6G R&D(연구개발) 하고 있지만, 상용화망을 진화시키고 하는 부분에 있어 더 이상 통신사로부터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것 같다. 그동안 통신비를 인하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망 고도화 등으로 방향을 전환할 계획이 있는지.
A> (이 장관) 다양한 서비스 발굴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요하다면 6G에서 추구하려고 했던 여러 가지 새로운 기능들을 5G 어드밴스드로 가능한 빨리 접목한다던지 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지국의 전력 소모가 많아지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도 있다. 공공연구소에서 그런 부분들을 연구하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비율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A> (강 2차관) 정부는 통신 시장 경쟁이 촉진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전까지) 통신 경쟁이 활성화 됐었는지 물어본다면 그렇게 답하기가 어려웠다. 요금에 대한 경쟁력 부분도 소비자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통신 요금의 다양화를 시작했다. 네트워크 품질이나 주파수의 문제도 정부는 기본적으로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키는 측면에서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Q>네이버 라인야후 사태에서 일본정부 요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작년부터 네이버와 소통했다는데 다른 부처와도 논의한 적 있는지.
A> (이 장관)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과 투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대응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네이버와 소통하면서 협력하고 있었다. 네이버가 경영 판단을 해야 할 일인데, 정부가 갑자기 끼어들면 문제될 소지도 있어 진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A> (강 2차관)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와 매우 긴밀히 협의하는 과정이다. 과기정통부의 입장은 굉장히 강경하다고 말씀드린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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