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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상압에서 다이아몬드 합성 해냈다


IBS 연구단, 네이처誌에 연구결과 발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대기압(1기압)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단장 로드니 루오프) 연구팀은 갈륨, 철, 니켈, 실리콘으로 구성된 액체 금속 합금을 이용해 1기압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한 연구결과를 25일 0시(한국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IBS 연구진이 처음으로 1기압 조건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연구진이 개발한 RSR-S 장치를 통해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결정 [사진=IBS]
IBS 연구진이 처음으로 1기압 조건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연구진이 개발한 RSR-S 장치를 통해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결정 [사진=IBS]

다이아몬드는 우수한 열 전도성과 단단함, 내마모성, 내화학성을 가진 탄소 물질로 전자기기의 열 전도체, 반도체의 온도 상승을 방지하는 방열 장치 등에 활용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이런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건 상당히 까다롭다. 다이아몬드는 섭씨 1300도~1600도에 육박하는 고온과 표준 대기압의 5~6만 배에 달하는 고압에서만 합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고온고압 조건을 유지하기 위한 복잡한 장치들이 필요하며, 압력 셀의 크기 제한 때문에 1㎤ 이상 크기로 성장시키기 어렵다.

IBS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다이아몬드 합성 패러다임을 완전히 깨는, 1025도 온도 및 1기압 압력 조건에서 다이아몬드를 최초로 합성한 것이다.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단장[사진=IBS]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단장[사진=IBS]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일반적으로 낮은 압력에서 탄소를 합성했다고 하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층상물질인 흑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흑연의 구조는 다이아몬드의 구조와 상당히 다르므로 흑연을 다이아몬드로 변환하려면 큰 에너지가 요구되는데 일반적으로 10기가파스칼과 같은 매우 높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 1기압에서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 시스템을 매우 큰 크기로 확장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우선 연구팀은 빠르게 가열·냉각이 가능한 ‘RSR-S’이라는 장치를 자체 제작, 3시간이 걸리는 기존 장치들과 달리 총 15분이면 모든 실험 준비 과정이 완료될 수 있게 했다. RSR-S 장치는 온도와 압력을 빠르게 조절해 액체 금속 합금을 만드는 장치다. 다이아몬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최적의 온도, 압력, 액체 금속 합금 비율 조건을 찾기 위한 수백 개의 매개변수 조정에 사용됐다.

연구팀은 메탄과 수소에서 갈륨 77.75%, 니켈 11.00%, 철 11.00%, 실리콘 0.25%로 구성된 액체 금속 합금을 만들었다. 그리고 하부 표면에서, 다이아몬드 구성 물질인 탄소가 확산되는 것을 확인했다. 액체 금속 합금 하부에서 탄소 확산이 1025도의 온도와 1기압 압력에서 이루어짐으로써 다이아몬드가 성장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다양한 조건에서 성장한 다양한 형태의 다이아몬드 [사진=IBS]
다양한 조건에서 성장한 다양한 형태의 다이아몬드 [사진=IBS]

연구팀은 2017년 사이언스誌에 발표된 '액체 금속을 이용해 메탄가스에서 탄소와 수소를 분리할 수 있다'는 논문에서 착안해 "액체 금속에서 분리된 탄소로 상압에서 다이아몬드를 성장시킬 수 없을까?" 라는 질문으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특유의 구조가 유지되는 탄소 결정을 합성시키는 조건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얀 공 박사과정 학생은 고체화시킨 액체 금속 가운데 무지개 빛 회절을 보고 다이아몬드가 성장된 것을 확신했으며, 재연성 있는 실험 조건을 찾았다고 했다. 성장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그룹 리더인 이종훈 교수팀이 고분해능 투과 전자 현미경 분석을 주도했으며, 이근식 교수팀이 시물레이션 연구에 참여했다. 또한 이차 이온 질량 분석법을 통해 다이아몬드 성장에서의 탄소의 거동을 확인했다. 이와 같은 협력 연구로 성장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한 ‘광 발광 분광법’이라는 실험을 통해 물질에 빛을 쏘아 방출되는 파장 빛을 분석해봄으로써 다이아몬드 내 ‘실리콘 공극 컬러 센터’ 구조를 발견했다. 이 구조는 액체 금속 합금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실리콘이, 탄소로만 이루어진 다이아몬드 결정 사이에 끼어들어 있는 구조다. 이때, 실리콘 공극 컬러 센터 구조는 양자 크기의 자성을 가져 자기 민감도가 높고, 양자적인 특성을 띈다. 이는 향후 나노 크기의 자기 센서 개발과 양자 컴퓨터 분야로도 응용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공동 교신저자인 성원경 IBS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쉽고 크게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액체 금속 합금의 구성을 다른 금속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찾아 더욱 폭넓은 실험 조건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할 길을 열 것”이라며 후속 연구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연구를 이끈 로드니 루오프 연구단장은 “반도체, 기계 산업과 같은 주요 산업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합성 원천기술을 획득했다. 한국이 앞으로 빠르게 응용 분야를 확장해 관련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논문제목 : Growth of diamond in liquid metal at 1 atm pressure/ Nature

*저자 : Yan Gong, Da Luo, 최명기, 김용철, Babu Ram, Mohammad Zafari, 성원경, Pavel Bakharev, Meihui Wang, 박인기, Seulyi Lee, 신태주, 이종훈, 이근식, Rodney S. Ruoff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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