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경남 의령군에서 공권력에 의한 참사로 56명이 사망한 '우순경 사건' 희생자에 대한 첫 위령제가 사건이 일어난 지 42년 만에 열린다.
의령군은 오는 26일 우범곤 순경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탑을 건립해 이날 첫 위령제를 지낸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위령제가 열리는 의령 궁류면 평촌리에 조성된 추모공원에는 유가족 등 1000여명이 참석한다.
'우순경 사건'은 지난 1982년 4월 26일 경남 의령경찰서 궁류지서에 근무하던 우범곤(당시 27세) 순경이 당시 동거녀 전모(여·당시 25세)씨와 사소한 말다툼으로 인해 욱한 우순경이 홧김에 저지른 엄청난 사건이다. 이때 우순경이 난사한 총에 9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 사건은 단시간 최다 살인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사건으로 오래토록 국민들의 뇌리에 기억됐다. 그러나 이후 당시 전두환 정권의 보도 통제로 제대로 된 추모 행사는 여태껏 단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이에 의령군은 오태완 군수가 취임한 후 '우순경 총기난사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40년이 지난 2022년 추모공원 조성과 위령탑 건립 계획을 세워 추진했다.
오 군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추모공원 조성사업 지원을 요청했고, 행정안전부가 특별교부세로 지원했다.
의령군은 국비 7억원과 도·군비를 포함해 총 2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위령탑과 추모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해 42주기를 맞은 올해 위령탑은 완공했으며, 현재 추모 공원 공사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위령탑'은 희생자·유족·현세대를 위한 위령탑으로 지어졌다.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고 지금 우리 세대에게는 다시는 비극적인 죽음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세 가지 요소를 위령탑에 담았다. '위령탑' 비문에는 희생자 이름과 사건의 경위, 건립 취지문을 새겨 기록했다.
위령제는 위령탑 제막에 이어 오태완 군수와 유족 대표 등이 참여한 제례와 추모식이 거행된다. 유족 전도연 씨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혼을 부르는 대북 공연과 살풀이춤과 장사익 추모 공연이 펼쳐진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억장 무너지는 긴 세월을 참아온 유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어서 다행이다"며 "이제 의령은 '우순경 시대'를 떨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26일 새로운 역사가 열리는 순간을 직접 목도하는 감격을 의령에서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령=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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