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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 뚝심?"…하림 '더미식' 전략에 평가 '분분'


신제품 '더미식 사천자장면', 짜파게티 3배 넘는 가격으로 '승부'
더미식 후속 프리미엄 시리즈…"너무 비싸다" vs "이래야 팔려"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하림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의 프리미엄 전략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갈수록 악화하는 실적의 원인으로 높은 가격이 지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 번 세운 품질과 가격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고착화된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선 차별화 포인트가 필수적이고, 하림이 그 방향을 고급화로 잡았기 때문이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오른쪽)과 더미식 유니자장면. [사진=전다윗 기자]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최근 강남구 한 식당에서 신제품 시식회를 열어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공개했다. 지난 2022년 선보인 더미식 유니자장면의 후속작으로, 짜장라면 라인업 강화를 위해 출시한 제품이다.

이날도 가장 큰 이목을 끈 건 제품의 가격이었다. 프리미엄 콘셉트의 더미식 제품은 출시 때마다 경쟁사 제품 대비 높은 가격을 고수해 눈길을 끌어왔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의 가격은 전작과 같이 2인분이 들어간 1박스에 8700원이다. 1인분에 4350원꼴이다. 짜장라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짜파게티 1봉 가격(편의점 기준 1200원)의 3배가 넘는 액수다. 가게에서 직접 짜장면을 사 먹는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지역 평균 짜장면 가격은 7069원이다. 전국에서 짜장면이 가장 저렴한 경북 지역에선 평균 6000원이면 가게에서 짜장면을 먹을 수 있다.

모델들이 더현대 서울에서 더미식 냉동 국물요리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하림]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더미식 특유의 비싼 가격이 간편식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넘은 탓에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더미식 사업을 영위하는 하림산업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림산업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늘었다. 지난해 모회사 하림지주로부터 1000억원을 수혈받았지만 수익성 개선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림산업 영업손실은 지난 2020년 294억원, 2021년 589억원, 2022년 868억원, 지난해 1095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격 양극화 시대라곤 하지만, 가정간편식에선 가성비를 따지는 게 일반적인 것 같다. 특히 더미식 주력 상품인 라면 같은 경우 '서민음식'으로 불릴 만큼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이 공고하다"고 설명했다.

하림의 더미식 장인라면과 타사 제품들이 진열대에 놓여져 있다. [사진=라창현 기자]

다만 일각에서는 하림의 프리미엄 전략이 불가피한 선택이란 의견도 나온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식품산업에서 하림 같은 후발주자가 자리를 잡으려면 차별화 포인트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가령 하림이 가장 공을 들이는 라면 시장의 경우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빅4'의 점유율이 지난 2020년부터 매년 1% 안팎으로 변동될 뿐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제품 순위도 마찬가지다. 해외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급성장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제외하곤 새로운 얼굴을 찾기 어렵다.

인구 구조 변화 영향도 있다. 저출산으로 주요 식품 소비층인 10~30대 인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하림뿐 아니라 식품업계 전체가 향후 수익성을 고민하는 처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품이 프리미엄화는 수익성을 높일 수단 중 하나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더미식 장인라면'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좋은 재료로 좋은 음식을 만들겠다는 김홍국 하림 회장의 '뚝심'도 프리미엄 전략을 이어가는 주된 이유다. 더미식의 콘셉트와 사업 방향을 정하는 데 김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더미식 첫 제품인 '장인라면'은 김 회장이 아토피가 심한 막내딸을 위해 만든 라면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지금도 더미식 신제품은 모두 김 회장이 직접 맛을 본 뒤 오케이 사인이 떨어져야 출시된다.

하림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 그만큼 좋은 재료를 쓴다고 자부한다. 가격 정책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며 "한 끼를 먹어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미식가들이 주 타깃"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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