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2019년 4월 18일 경찰은 경남 진주의 아파트에서 방화 및 살인을 저질러 구속된 피의자 안인득(당시 42세)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외부 위원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공개 대상은 실명, 나이, 얼굴 등이다.
안인득은 전날 오전 4시30분쯤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 4층 자기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3층에서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2층에서 기다렸다가 공격하는 등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이에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으며 피해자 대부분은 안인득보다 힘이 약한 노인, 어린아이, 여성이었다.
당시 안인득은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을 험담한다고 생각해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안인득은 2020년 10월 29일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날 살인, 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기소된 안인득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심신미약이 잔혹한 범행의 책임을 줄일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1심은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못해 비극이 일어난 것에 대해 우리 사회에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이 사건과 같은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안인득의 책임을 경감시키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수의 사람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갑작스러운 화재에 무방비로 정신없이 대피하던 피해자들을 무참히 살해했다"면서 "자신의 범행에 대하여 진지한 참회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재범의 위험성도 매우 커 보인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에 참여한 시민 배심원 9명 역시 안인득을 유죄로 보고 8명이 사형, 1명이 무기징역의 의견을 냈다.
사형 선고 당시 안인득은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온다. 불이익을 많이 당했는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깡그리 무시당했다" "조작이 왜 이렇게 심하냐"며 고함을 지르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후 안인득은 사형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했고, 2심은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인정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2심은 "안인득은 정신적 장애에 기인한 피해망상, 관계망상 등으로 말미암아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며 "참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은커녕 범행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억울함만을 호소하는 안인득의 태도야말로 정신상태가 일반인과 동일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내용을 종합하면 사형이 맞지만, 범행의 심각성을 인식 못 하는 안인득을 사형에 처하는 건 타당하지 못하다고 판시했다.
결국 대법원은 안인득의 심신미약을 인정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여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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