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만원 명품백 中 하청단가는 13만원…伊 명품 아르마니의 민낯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조르조 아르마니가 중국인 노동자 착취 논란에 휩싸였다. 263만원 짜리 명품백 하나를 만드는데 중국 하청업체에 지급한 돈은 13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밀라노 법원은 5일(현지시간) '조르조 아르마니 오퍼레이션 SPA'를 1년간 사법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회사는 의류와 액세서리의 디자인과 생산을 담당하는 조르조 아르마니 패션 그룹의 자회사다.

경찰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하청업체를 고용했고, 이 하청업체는 다시 밀라노 인근에 있는 중국 업체에 하청을 줬다.

경찰은 중국인 경영 공장에서 고용한 불법 체류 중국인 노동자들이 조르조 아르마니 브랜드가 붙은 명품백을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국인 노동자들은 휴일도 없이 하루에 14시간 이상 일하면서 시간당 2~3유로(약 2900~4400원)의 저임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하청업체는 조르조 아르마니 오퍼레이션 SPA가 약 1800유로(약 263만원)에 판매한 핸드백을 제작하고 93유로(약 13만원)를 지급받았다.

또 중개자 역할을 한 공인 하청업체는 같은 가방에 대해 원청으로부터 250유로(약 36만원)를 받았다. 중간에서 가방 1개당 157유로(약 23만원)의 이득을 챙긴 셈이다.

경찰은 "조르조 아르마니 오퍼레이션 SPA가 이 시스템을 통해 세금과 보험, 사회 보장 기여금 등을 지불하지 않는 등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며 "근로자에 대한 급여와 근무 시간, 휴식 시간, 유급 휴일에 대한 국가 단체 계약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르마니 그룹 측은 성명서를 통해 "다단계 하도급의 문제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이어 "공급망 구조에 대해 항상 통제·예방 조치를 시행해 왔다"며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기 위해 운영진은 당국과 최대한 투명성을 가지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중국 공장들에 대해서는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중국인 공장 소유주 4명은 총 14만6000유로(약 2억1000만원)의 벌금과 행정 제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