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광주를 찾아 '5·18 민심' 흔들며 '정권심판'과 함께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진짜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의 광주 출마에 이어 '비명횡사' '사당공천'이라는 비판 속,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텃밭' 지지세를 확실히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총선을 20여일 앞둔 21일 광주를 찾았다. 첫 일정인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부터 전남대학교 인근 민생 행보까지 '5·18 정신'을 언급하며 '정권 심판론'을 집중 부각했다. 광주 주민들도 이 대표의 "이 나라는 윤석열의 나라가 아니라 국민의 나라 아니겠나"라는 외침에 '이재명' 이름을 연호했다.
이 대표가 탑승한 승용차가 전남대 후문 상가 사거리에 모습을 드러내자, 구름처럼 모여든 지지자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의 성원은 이 대표가 차에서 내린 직후 고조돼, 연신 이 대표 이름과 민주당 당명을 번갈아 외치며 이 대표의 광주 방문을 격하게 환영했다. 인근에 있던 대학생 무리는 "이재명이다"를 외치곤 사진을 찍겠다며 지지층 사이에 합류할 정도였다. 열성 지지층의 '민주당·이재명·몰빵(지역구·비례투표 모두 민주당에 투표)' 등 선창에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모두 따라 목소리를 높였다.
수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에서 인산인해를 이룬 만큼, 이 대표는 불과 1분이면 갈 거리를 5분 이상 걸려 이동했다. 지지층들이 이 대표와 사진을 찍기 위해 주위를 에워싸면서다. 겨우 후문 상가 쪽으로 이동한 이 대표는 한 국밥집 앞에 멈춰서더니 모여든 지지자들을 향해 "4월 10일에 확실하게 심판할 준비 되셨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립5·18민주묘지와 동일하게 이 자리에서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과거 보수 정권의 횡포를 언급하며 광주 민심을 결집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 대표는 "권력이 뭐라고, 아무 죄 없는 사람들을 대검으로 찌르고 곤봉으로 뒤통수를 내려치고 총으로 쏴서 죽이고 그러고도 대체 제대로 책임을 지기나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환호가 커질수록 이 대표의 정부 비판 수위도 함께 높아졌다. 그는 "우리는 왕을 뽑지 않았고, 이 나라는 왕의 나라가 아니다"며 "저는 광주시민 여러분을 믿는다. 여러분이 이 나라의 역사를 만들어왔고,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면서 정의를 위해 싸우고 목숨을 바치지 않았나"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동안 발언이 거침없다고 평가된 이 대표의 주특기인 '대중 연설'도 폭발했다. 선거법상 집회 목적이 기자회견 등 언론을 상대할 경우 마이크 사용이 가능하지만, 공식 선거 운동 기간 외에는 마이크 사용이 금지된다. 그러다 보니, 이 대표는 발언을 주의해야 하는 회견보다 대중 연설을 선호한다.
그는 이날도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마이크를 내려놓더니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며 토로하더니 15분가량 연설을 쏟아낼 정도였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외출했다는 광주 북구 중흥동에 거주하는 70대 양모씨는 "어쩜 저렇게 말을 잘하는지 모르겠다"며 "오늘 약속이 있어서 나온 것인데, 이렇게 이재명을 만날지 몰랐다. 오늘 하루 운은 다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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