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15년 전 내 잘못 갚고 싶다"…책값으로 건넨 100만원과 손 편지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못을 갚기 위해 교보문고에 100만원과 손 편지를 전달한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못을 갚기 위해 교보문고에 100만원과 손 편지를 전달한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돈과 손 편지. [사진=교보문고]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못을 갚기 위해 교보문고에 100만원과 손 편지를 전달한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돈과 손 편지. [사진=교보문고]

20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오랜 기간 보관해 둔 분실물을 열어본 서울 서초구 교보문고 강남점 직원들은 5만원권 20장과 함께 편지를 발견했다. 이 분실물은 지난해 11월 한 고객이 말없이 카운터에 내밀었던 봉투였다. 당시 직원은 분실물로 생각하고 이를 보관해 뒀는데, 해가 바뀌고 보관 기간이 길어지자 봉투를 확인한 것이다.

편지를 쓴 고객은 자신이 고등학생이던 15년 전 교보문고에 자주 왔다가 책과 학용품에 여러 차례 손을 댄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그의 도둑질은 서점 직원에게 발각되면서 아버지가 대신 책값을 내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한다.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못을 갚기 위해 교보문고에 100만원과 손 편지를 전달한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못을 갚기 위해 교보문고에 100만원과 손 편지를 전달한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세월이 흘러 이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는 고객은 "문득 뒤돌아보니 내게 갚지 못한 빚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가족에게 삶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싶은데 (가족들이) 잘못은 이해해 줄지언정 그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내가 뭘 했는지 묻는다면 한없이 부끄러울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뒤이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책값을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나도 신세 졌던 만큼 돕고 베풀고 용서하며 살겠다"고 말을 마쳤다.

이를 본 교보문고 관계자는 "예전에도 과거에 책을 훔쳤다며 몇만원씩 건네고 간 고객이 있었지만 이 정도 규모 금액의 돈을 내놓고 가는 고객은 드물다"면서 "직원들도 편지를 보고 놀라움과 함께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못을 갚기 위해 교보문고에 100만원과 손 편지를 전달한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로 2022년 10월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를 찾은 시민이 9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김훈 작가의 장편소설 '하얼빈' 기념 코너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잘못을 갚기 위해 교보문고에 100만원과 손 편지를 전달한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로 2022년 10월 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를 찾은 시민이 9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김훈 작가의 장편소설 '하얼빈' 기념 코너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또 안병현, 김상훈 교보문고 공동 대표이사는 "과거에 대한 반성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한창 돈 들어갈 곳이 많은 30대 가장이 선뜻 내놓기 어려운 금액이라 그 마음이 가볍게 여겨지지 않는다"며 "'책을 훔쳐 가더라도 망신 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좋은 말로 타이르라'고 했던 창립자의 가르침을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또 고객의 돈을 좋은 일에 쓸 방안을 찾아보라고도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교보문고는 고객 돈에 매칭 방식으로 100만원을 더해 200만원을 아동자선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에 전달할 예정이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15년 전 내 잘못 갚고 싶다"…책값으로 건넨 100만원과 손 편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