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종섭·황상무 논란', '공천 반발' 등 연이은 악재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선거를 20여일 앞둔 상황에서 한 위원장의 대응에 여권 총선 승패가 달리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19일 총선 공천후보자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집권 여당이 오만한 모습을 보이면 위기가 온다"며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22일 동안 서서 죽겠다는 자세로 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본선 국면을 앞두고 이종섭 주호주대사 귀국,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사퇴를 주장하며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입장 변화는 없다.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소신을 유지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전날(18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서도 '친윤(친윤석열계)' 이철규 의원과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전날 김예지 비대위원의 비례대표 재출마와 호남인사 배려 부족을 비판하며 비대위의 비례대표 재검토를 주장한 바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이 의원의 반발로 '친한(친한동훈) 공천' 주장까지 나온다는 질문에 "지역구 254명, 비례대표 중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추천한 사람이 없다"며 "사천(私薦) 주장은 프레임 씌우기"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 안타까움을 표시했을 뿐 (한 위원장의) 사천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도태우, 장예찬 후보 등의 '공천 불복'도 한 위원장의 숙제가 됐다. 최근 막말 논란으로 공천 취소된 도(대구 중남구), 장(부산 수영구) 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 위원장은 공천 불복자에 대한 '탈당 후 복당 불허' 방침을 천명했으나 장예찬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역대 모든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살아 온 사람이 복당이 안 된 전례가 단 한 번이라도 있느냐"며 한 위원장을 비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부산 등 격전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한동훈 효과'가 끝나가는 만큼, 한 위원장의 본격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한 위원장 본인도 한동훈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대통령실과의 대립을 부각하는 부분도 있다"며 "악재를 수습하면서 결국 윤 대통령에게 의사를 관철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결국 문제의 열쇠는 윤석열 대통령이 쥐고 있다"며 "선거 승리를 위한 한 위원장의 절박함을 얼마나 반영해 줄 지가 여론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서대문구, 마포구 등 이른바 '한강벨트'를 찾아 장진영(동작갑), 나경원(동작을), 이용호(서대문갑), 박진(서대문을), 조정훈(마포갑), 함운경(마포을) 후보를 지원했다. 최근 불거진 '수도권 위기론'에 대응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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