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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단만 남았다"…한미사이언스 신주 발행 '기상도'


법원, 13일까지 추가 자료 제출 받아…28일 주총 전 결론 날듯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창업 일가의 법정 공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창업주 장·차남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 발행 가처분 신청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어서다. 13일까지 추가 자료를 제출받은 법원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이전에 결론을 낼 방침이다.

여기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 통합 절차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주총 표 대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사진=한미약품]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이날까지 고 임성기 창업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 측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추가 자료와 의견 제출을 받는다. 앞서 두 차례의 심문을 마친 법원은 추가 자료 및 의견 검토까지 마친 뒤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이 예정된 만큼, 법원이 그전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임종윤·종훈 형제가 청구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증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달 12일 창업주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등 모녀의 주도로 OCI와 통합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의 지분 10.4%를 취득할 예정이다.

장·차남은 통합 과정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가처분 소송을 신청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진 재3자 배정 유상증자라는 것이다. 부친인 고 임성기 회장 타계 후 송 회장이 경영권을 추구하고 자신들을 경영권에서 배제하면서 회사가 분쟁 상황이었다는 것이 형제 측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신주 발행은 최대주주 지배력을 약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을 수 있기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 한미사이언스는 재무 구조가 건전한 편이라 긴급하게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고, OCI그룹과 통합이 가져올 시너지도 설득력이 없으며 독점규제 등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반대로 통합을 추진하는 모녀 측은 창업주 타계 후 경영권 분쟁 상태에 있었다고 할 정도로 가족 간 갈등이 심각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신주 발행 결의 전까지 양측 간 경영권 분쟁이 존재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그룹 통합 결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사안인 점도 거듭 짚었다.

신주 발행의 정당성 역시 피력했다. 연구개발(R&D) 투자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이 추가 폭락을 초래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경영상 필요에 따른 적절한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송영숙(왼쪽)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약품]
송영숙(왼쪽)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사진=한미약품]

결국 '경영권 분쟁' 여부와 '경영상 시급성' 여부를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OCI홀딩스는 당초 계획대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확보해 통합에 속도가 붙게 된다.

반면 가처분 인용 시에는 통합 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분 확보를 위한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총 표 대결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이번 정기 주총에서 본인들을 신규 사내이사로, 권규찬 DXVX 대표 등을 기타비상무이사와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달라 내용의 주주 제안을 냈는데, 한미사이언스가 이를 받아들이며 표 대결이 예고된 바 있다. 결과에 따라 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형제 측은 가처분 인용 시 이를 토대로 자신들의 정당성을 적극 주장하며 표 결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처분이기도 하고, 주총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쟁점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기에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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