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영신 기자] 경상남도 합천군이 합천 쌍책면 다라리 고분군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의 합리적인 관리 방안과 고분군의 성격 파악 등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했다.
21일 합천군에 따르면 다라리 고분군은 ‘가야문화유적 정밀 조사보고서’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 1990년 경상대학교 박물관에서 조사해 발간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지표조사로 그 존재가 확인됐다. 하지만 추가적인 학술적 시굴과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고분군의 성격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합천군은 지난 15일 합천군 쌍책면 다라리에 있는 가야 시대 비지정 고분군인 다라리 고분군Ⅱ의 2·3호 봉투분에 대한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에는 합천군민을 비롯해 국립부산대학교 교수와 대학원생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발굴조사는 경상남도의 가야 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사업의 하나로 경남 도비를 지원받아 재단법인 경남연구원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다라리 고분군Ⅱ는 조사 지역 북쪽에 있는 부수봉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흐르는 성산천과 황강이 모여 흐르는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함백산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내린 주 능선을 따라 고분이 주로 분포하고 있다. 지난해 시굴 조사를 통해 사면부에도 중소형의 돌덧널무덤이 조성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발굴 조사 결과 2호분과 3호분 외에 주변으로 14기의 중소형 돌덧널무덤이 추가 확인됐다. 조사 면적(233㎡) 대비 유구의 밀집분포가 매우 높은 편이다.
또 2호분과 3호분은 외관상 잘 드러난 봉토로 인해 도굴이 극심한 상황임에도 내부에서 금박을 입힌 큰 칼 편, 재갈, 등자 등 마구류가 함께 출토됐다. 주변으로 둘레돌(護石)도 확인됐다.
이번에 조사된 다라리 고분군Ⅱ에서는 2·3호 봉토분을 비롯해 5호와 6호 돌덧널무덤에서 둘레돌을 확인했다. 맞은 편에 있는 세계유산 옥전고분군에도 유사한 형태의 호석이 이미 확인돼 두 유적이 연관성을 보인다.
봉토분 주변의 중소형 돌덧널무덤에는 많은 양의 토기류와 함께 쇠도끼, 쇠 낫, 큰 칼 등의 철기류가 출토됐다. 출토 유물로 볼 때 무덤은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를 중심으로 축조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부분 대가야계 토기로 파악되나 옥전고분군을 중심으로 확인되는 독자적인 양식의 토기도 함께 출토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옥전고분군 주변 하위 고분군에 대한 첫 조사다.
합천군은 양직공도 등의 고문헌에서 확인되는 다라국의 실체로 비정되는 옥전고분군과 인접한 ‘다라리’라는 지명을 통해 옥전고분군과 다라리 고분군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판단한다.
경상남도 합천군 관계자는 “이번 현장 공개를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유적의 가치를 공유하겠다”며 “다라리 고분군의 보존관리 당위성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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